들어가는 글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는 간디 자서전의 부제다.
그 책을 다 읽었는지, 읽다 말았는지조차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부제만큼은 때때로 마음속에 떠오른다. 우리 인생도 결국 실험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어떤 실험을 하며 사느냐가 앞으로의 인생 방향을 어느 정도 결정지어 준다.
이곳에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실험, 지금 하고 있는 실험, 그리고 앞으로 할 실험들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사실 이 실험 보고서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책을 읽기만 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잊히기 쉽듯, 삶 속에서 수행되는 실험들도 기록하지 않으면 의미 없이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그 소중한 순간들을 이곳에 붙잡아 두려 한다.
나는 숲으로 갔다. 온전히 내 뜻에 따라 살고, 삶의 본질적인 면에 부딪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삶에서 배워야만 하는 것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죽음을 맞이했을 때, 지금껏 제대로 살지 않았다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은 정말로 소중한 것이니까. 나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목표를 단념하고 싶지 않다. 나는 깊이 있는 삶을 살며 삶의 골수를 완전히 빨아먹고 싶었다. 삶이 아닌 것을 모조리 없애버리며 스파르타 사람처럼 기운차게 살고 싶었다.
::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현대문학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 나오는 이 구절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도 등장한다. 비밀 모임을 결성한 닐이 동굴에서 선포식을 하며 읽던 책이 바로 <월든>이며, 바로 이 대목이다.
언젠가는 나도 소로처럼 호숫가에서 1년 정도 살아보는 실험을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내 곁에는 아내가 있고, 보물 같은 자식이 둘이나 있다. 지금의 내 자리에서 그런 실험을 감행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보통의 사람이 할 법한, 그러나 나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실험들을 기록하려 한다.
대단한 사람도 아니기에 거창한 실험도 아니다. 성공한 사람의 기록이 아니니, 반드시 성공한 실험들만 있지도 않을 것이다. 어쩌면 실패한 실험들의 긴 나열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나를 조금 더 알아가고, 조금 더 '안녕'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가 하는 대부분의 실험은 '안녕'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된다. 평안, 만족, 행복과 같은 좋은 말들이 많지만 '안녕'이 내가 바라는 삶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해 준다. 그래서 이 기록에 <안녕 실험 보고서>라는 이름을 붙였다.
실패하고, 실수하고, 부족하고, 후회하는 평범한 사람의 실험 이야기.
이 기록이 나 자신은 물론, 누군가에게도 작은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