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계획은 혼란과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빽빽한 정글과도 같아서 많은 자산관리사들은 간단한 몇 가지 방법을 고수하게 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바로 4%의 법칙이다. 이는 전통적인 금융업계에서 빌려온 개념인데, 대부분의 금융 쪽 아이디어가 그렇듯 노후대비를 도와주기는커녕 사람들의 의욕만 떨어뜨린다.
그러나 밀레니얼 혁명(Millennial Revolution)에서는 이 수십 년 지난 오래된 법칙을 우리 입맛에 맞게 변형하여 “예정된” 시기보다 훨씬 더 어쩌면 수십 년 일찍 은퇴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방법을 설명하겠지만, 일단 먼저…
4%의 법칙은 25의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은퇴설계와 경제이론에 관한 대대적인 연구로부터 탄생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은 중대한 이름이 붙여지듯, 이 연구 역시 ‘트리니티 연구(the Trinity Study)’라고 거창하게 불렸다.
해당 연구에서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모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가격정보를 모아 매년 현금 더미를 가지고 은퇴하여 일부는 사용하고 나머지는 투자하여 굴리는 은퇴자라고 가정하여 시뮬레이션하였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누가 투자 손실 없이 은퇴기간을 보내고 어떤 이들이 빈 고양이 통조림에 둘러싸인 골목에서 쓸쓸히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지 알아냈다.
앨런이라는 남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앨런은 5억 원이 있는데 그의 연간 지출은 5천만 원이기 때문에 매년 10%를 인출한다고 하자. 만약 앨런이 1975년에 은퇴를 하고 재산을 주식시장에 투자해 다가오는 해의 지출 용도로 매년 1월 주식을 일부 매도한다. 앨런의 은퇴자금은 과연 남아있을까 아니면 바닥을 드러낼까?
이제 베티라는 여자를 살펴보자. 그녀에게는 6억 5천만 원이 있지만 연 지출이 2천6백만 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금의 4%만이 필요하다. 베티는 1982년에 은퇴를 하여 주식시장에 투자한 뒤 필요할 때 자금을 인출한다. 베티는 돈이 남았을까?
바로 이런 지루함 때문에 아무도 경제 연구원이 되지 않는지도 모르지만...트리니티 연구팀에서 끊임없이 계산기를 두드린(더 자세히 말해 대학원생들이 계산기를 두드린) 결과, 그 답이 나왔다. 무려 95%의 성공률이다. 이는 가상의 은퇴자 100명 중, 95명의 은퇴자금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바로 아래 그래프가 가상의 은퇴자 100명이다.
그래프를 읽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각각의 선은 다양한 시기에 은퇴한 사람들이고 세로축은 은퇴자금에서 매년 인플레이션 반영한 4%를 인출한 포트폴리오 금액을 나타낸다. 하단의 붉은 선 아래로 떨어진 선들은 돈이 떨어진 사람들이고, 그 위의 나머지 사람들은 문제가 없었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트폴리오가 온전한 상태로 노후를 보내게 되는데, 사실 대부분의 포트폴리오가 은퇴 당시보다 훨씬 성장한 걸 볼 수 있다! 바로 이 결과를 토대로 4%가 안정적인 인출 비율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물론 100명 중 무려 5명이나 돈이 바닥났다는 사실에 격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출을 3%대로만 줄인다면 성공률은 100% 보장받게 된다.
이 사실에 근거하면(95% 성공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만약 연간 지출이 포트폴리오 총액의 4%를 넘지 않는다면 당신은 공식적으로 은퇴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상사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보여주고는 승리의 로켓을 타고 회사를 탈출하라! 진정한 인생은 지금부터다! 바로 여기서 25의 법칙이 적용된다. 연간 지출에 25를 곱하라. 그것이 당신의 포트폴리오 목표액이다. 왜 25냐고? 지출에 4%를 나눈 값이 지출에 25를 곱한 값과 똑같기 때문이다!
4%의 법칙이 꺼려지는 이유는 바로 무섭고 날것의 숫자들을 들이민다는 데 있다. 질이라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질은 연봉 6천만 원의 꽤 괜찮은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돈을 버는 족족 다 지출로 나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저축이 별로 없으므로) 6천만 원에 25를 곱해서 나온 15억 원이라는 금액이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 그러고는 계산기를 집어 창밖으로 내던져버리고는 멍청한 경제 블로그 따위는 다시 읽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오해에 의한 것인데(대부분의 사람들이 똑같은 오해를 한다), 현재의 지출과 은퇴 후의 지출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일하는 비용은 비싸다
지금 당신의 일과 관련된 지출을 떠올려보라. 브랜드 옷과 패스트푸드 점심, 자가용, 그리고 사무실 근처의 숙소는 모두 직장과 관계된 지출이다. 이 모든 게 일을 관두는 순간 다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상상력을 좀 더 발휘해 보자. 만약 당신이 일을 안 해도 된다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남미에 가서 하루 종일 서필을 할까? 따뜻한 나라에 가서 직접 채소를 가꾸는 건 어떨까? 아니면 해변에 앉아서 마가리타를 마시는 건 어떨까? 이 모든 것은 사실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게다가…
밀레니얼 혁명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전통적인 의미의 “은퇴”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쉽진 않겠지만 이상적인 삶을 그려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진정한 자유가 어떤 느낌인지조차 잊어버린 지 오래겠지만, 그래도 자유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누군가가 당신의 월세와 기본적인 생활비를 일 년 치 해결해 준다면 어떨까?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대부분이 침대에 누워 세월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밀레니얼 세대는 너무 똑똑하고, 똑똑한 사람은 쉽게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당신은 일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그럴 땐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거나 급여는 적지만 더 만족스러운 비슷한 직업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아니면 이제껏 미뤄왔던 소설을 쓰거나 장식품을 만들어 인터넷에 판매해도 좋겠다.
4%의 법칙에서는 놓치는 부분이지만, 만약 이러한 활동에서 액수가 적든 많든 수입이 난다면 그 수입도 계산에 포함시켜야 한다.
밀레니얼 혁명의 새롭고 진화된 4%의 법칙을 소개하겠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난 후의 연간 지출을 계산하라. 아주 기본적인 생계 비용을 기준으로 필요한 최저 금액이 나오도록 하라(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해도 좋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생산해 낼 수 있는 부수입을 차감하라.
거기에 25를 곱하라.
나의 예시를 들겠다. 나는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당시 동료들의 연간 지출을 6천에서 1억 원은 거뜬히 넘은 반면에 나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회사를 떠나고 세계를 여행하며 다른 어떤 도시에 살아도 훨씬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동남아시아와 특히 사랑에 빠졌는데 그곳에서는 굉장히 편한 삶을 즐기는데 2천5백만 원도 들지 않는다. 예전에 직장을 다니며 지출했던 비용의 일부만 사용해도 태국이나 베트남의 해변에서 하루 종일 마가리타를 마실 수 있다. 게다가 코딩에 흥미가 많기 때문에 프리랜서 IT 컨설팅 일도 하고 아동용 책도 출판했는데, 2천만 원 정도의 부수입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밀레니얼 혁명의 기준으로 계산하면 내 목표 금액은 (2천5백만 원 - 2천만 원) x 25 = 1억 2천5백만 원이 된다.
이 정도면 굉장하지 않은가? 이 기준대로라면 나는 훨씬 오래전에 직장을 그만둘 수 있었을 테지만, 결론적으로는 실제 필요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모으게 된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내서 이상적인 삶을 그려보라. 그들은 과연 어디에 살고 매일 어떤 일을 할까? 그리고 이제 밀레니얼 혁명에서 제시한 4%의 법칙을 활용해 새로운 목표액을 계산해 보라.
목표가 눈앞에 와있을지도 모른다.
(출처: millennial-revolu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