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 돌담길에서 스치다

봄 꽃 활짝 핀 덕수궁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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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우리들 마음 속에도. 깊은 잠을 자던 겨울이 지나고 덕수궁 돌담길에도 봄이 왔다. 돌담길을 걷다 보니 저 앞에 노란 봄 꽃이 보인다. 이름 모를 남자와 여자가 걷다 스치고, 저 꽃 옆을 지나다 향기가 코 끝으로 스며 들것이다.


그리고 맞은 편에서 오는 남과 여는 우연히 시선이 마주치고 마음 속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옷깃도 스치면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시선이 마주친 두 남녀가 전생에서는 부부 였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부모와 자식 이었을지도 모른다.


현세에서 또 다시 만난 두 남녀. 운명은 피할 수 없으리라. 남자, 걷던 발걸음을 멈춘다. 거리에 떨어진 노란 꽃잎을 하나 주어서 여자에게 건넨다. 여자,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전생이 떠오르며, 사랑하는 님의 이름을 부른다. 그 이름은 '봄처녀'.


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님찾아 가는 길에 내 집앞을 지나시나 이상도 하오시다 행여 내게 오심인가 미안코 어리석은양 나가 물어 볼까나 -봄처녀 중-


덕수궁 돌담길은 덕수궁 정문에서 시작된다. 덕수궁 정문을 시청 앞 전철역에서 바라보면 왼쪽에 차들이 지나다닌다. 그 차도 옆 길이 덕수궁 돌담길이다. 연인들의 이 길을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이야기로도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가을과 겨울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제일 운치가 있다. 가을에는 낙엽이 돌담길에 쌓이고 흔들리고, 오색 단풍이 물든다. 겨울에는 첫 눈이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을 하는 연인들이 많다.


돌담길을 걷기 전 차 한잔이 생각난다면, 테이크 아웃 커피점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 싶다면, 벽의 창문이 초록 덩쿨로 덮힌 분식집을 추천한다. 몇 년 전에는 커피와 식당이 없었는데, 최근에 오픈하여, 돌담길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의자에 앉아 차와 식사를 하며, 돌담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과 덕수궁 처마 너머로 보이는 가을 풍경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차와 식사를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돌담길을 걷는다. 천천히.


돌담길을 조금 걷다보면 그림 전시회 등으로 유명한 '서울시립박물관' 이다. 서울시립박물관 정문을 지나는 길 시작점에 빨간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띈다. 약간 언덕으로 이루어졌는데, 돌담길 만큼이나 운치가 있는 길이다. 서울시립미술관 관람료는 조금 비싸다. 어른은 1만원, 청소년은 8천원, 어린이는 6천원이다. 벤치와 음료수 자동판매기가 있으니 이 곳에서 잠시 쉬어가도 된다.


조금 쉬었다면 다시 돌담길을 걸어야 하는데, 세 개의 길이 나온다. 한 길은 외국대사관들이 있어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 아쉽게도 그 길은 걷지 못한다. 또 한 길은 정동극장, 난타극장, 역사가 오래된 이화여고 등이 나오고,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보이는 길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길은 돌담길은 아니지만, 가을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길인데, 배제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오늘은 정동극장이 있는 길을 조금 걷다 다시 뒤돌아와 정동교회를 지나 배재공원으로 가는 길로 향했다. 미국과 러시아 대사관이 있는 길이라, 차가 지나가는 도로가 있다. 배재공원은 빌딩 숲과 교회 사이에 조성되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래서 이 길을 자주 지나는 사람들만이 배재공원을 잘 알 것이다. 배제공원은 배제학당과 독립운동가 남궁억의 집터가 있던 자리다. 공원의 입구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울창한 나무들이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더욱 분위기가 있다. 그리고 팔걸이가 있는 나무 벤치가 있는데, 점심 시간 식사를 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들고 이 곳에서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여름에는 배재공원 입구의 분수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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