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가 태어나고 2년여의 시간. 감사와 기쁨이 끊이지 않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감격의 연속인 시간들이었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과 주아로 인해 거저 주어진 것일 뿐. 내가 했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후회와 아쉬움이 훨씬 더 많았다.
그중 더욱 아쉬운 것은.. 기록하지 못한 것. 생각하지 못한 것. 공부하지 않은 것. 묵상하지 않은 것.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 더할 나위 없는 새로움과 놀라움들을 허락하셨는데 왜 남기지 않았을까. 그 많은 순간들을 제대로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게 되려 당연한 건데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누군가 물어본다. “주아는 그때 어땠어요?” 아.. 어땠더라..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이랬던가? 아 그건 그때가 아니라 이때였던가? 뻔한 대답. 흐릿한 기억. 문득 떠오르는 아쉬움. 후회. 다 기억할 수 있을 줄 알았던가? 이렇게 또 나의 무지함과 나태함과 교만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만다.
사실 첫 며칠은 나름 끄적거렸었는데. 하루 이틀 건너뛰고 미루고 하다 보니 어느덧 그렇게 2년이 흘러가 버렸더랬다. 이번에도 과연 얼마나 갈지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용기를 내본다. 이 일이 뭐라고 용기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잘 포기하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실력이 없음 때문이기도 하고, 또 미안함 때문이기도 하겠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해내려고 들지 말고 그저 끄적거려보자. 작은 일, 큰 일, 얕은 생각, 깊은 생각.. 할 것 없이. 그냥 생각이 가는 데로, 정리가 안되면 안 되는 데로 한 글자 한 글자 끄적끄적. 그러다 보면 차곡차곡 추억들이 쌓이기 시작하겠지. 켜켜이 쌓이는 추억의 기록만큼 우리의 사랑도 더 깊어져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