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라는 이 말이 너무도 거창하고 커다랗게 느껴져서일까. 난 '끄적끄적'이라는 단어가 좋다.
어느덧 41세. 이상하게도 스무 살 쯔음부터 빨리 되고 싶었던 40대.
사람으로서의 성숙함, 사회에서의 위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화됨 등 여러 부분에서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이. 그런 것들을 통해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이.
하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어보니 생각보다 아직도 내 안에 정리되지 못한 게 너무나도 많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했지만 하나님과의 관계 역시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고, 사회에서의 위치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사람 자체로써의 됨됨이 역시 어려서부터의 같은 실수를 여전히 반복하고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문득 돌아보니 대체 무얼 하고 살아왔나 싶다. 후회는 별로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아쉬움은 참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그냥 소소하게 시작해보려 한다. 글쓰기. 아니, 끄적끄적. 몇 문장이라도 좋으니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의 생각을 단어단어, 문장문장으로 써 내려가며 정리하고, 다듬고, 사색하고, 묵상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기 시작하면 몇 달, 몇 년 후에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성숙한 40대 혹은 50대가 되어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기엔 아직 뿌옇고 막연할 뿐이지만, 그래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기분 좋은 설렘이 쭈욱 이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