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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갈까 Jul 16. 2023

숨이 붙어있으니 살아가겠거니.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걸까 

요즘은 대체적으로 멍하다.

스스로의 의식이든, 마음이든, 생각이든 텅 비어지고 있다.

그러다 어떤 때는 걷잡을 수 없는 걱정과 생각으로 마음이 불안하다.

자연스레 의식이 멍해지다가 잠이 쏟아진다. 

선잠에 든 나는 머릿속으로는 걱정이 이어지고 마음속으로는 불안이 가득해서 마치 자각몽을 꾸는 듯한 상태가 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공허와 불안이 왔다갔다 했다면 요즘의 나는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는다.

내가 자극없는 삶을 살고 있는걸까.

맛도 느껴지지가 않고, 연이어 시킨 택배가 궁금해서 집안에 들여놓지도 않고 시간이 흘러 복도에 놓인 택배가 눈치가 보여 들여놓더라도 뜯어놓지 않은채 쌓아놓는다.

다리가 아파 움직이기가 힘든탓에 집청소는 한번 할 때마다 엄두 야 하며

망가진 몸으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컨디션은 어느덧 비어가고 있는 통잔잔고로 나타난다.


월세는 보증금에서 차감되기 시작하고

점점 내상태는 마치 바다에 빠져 살기위해 버둥버둥 거리다 숨이 모자라 움직임이 멈추어 조금 있으면 바다안으로 가라앉기 직전의 산 송장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음식을 입안으로 넘기다가도 내 처지를 생각하면 갑자기 헛구역질이 올라와서 목구멍이 막힌 듯 음식을 삼키기가 어렵다.

그렇게 음식물을 토해내고 남긴 음식이 얼마든간에 다 버리기 일쑤다.


내 마음과 내 현실을 지지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내곁에는 아무것도 없건 일찍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 되뇌이게 되는 현실을 보더라도 더 이상 심경의 요동 없다.


안좋은 일들이 겹겹이 쌓일때면 내가 전생에 뭘 잘못했을까 싶다.

혹시 내가 나라를 팔아먹은 건 아니었을까.

미쳐 간다는건 이런거겠지


점점 마지막을 준비하게 된다는건 이런거겠지 싶다가도 아무생각이 없이 그냥 숨이 붙어있으니 살아지는가 싶기도 하고.


요새는 자꾸 졸리기만 하다.

마음이 안좋을때면 하루 반나절을 자도 잠에 취해있다.

컨디션이 좋은지 안좋은지도 잘 느껴지지가 않고.


눈은 만날 부어서 흐리멍텅, 제대로 뜨기가 어렵다.

산소가 부족해서 서서히 죽어가는 느낌이 이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걸 해야지.

힘내거나 잘해보려고 하거나 그러지 않을거다.

그냥, 숨이 붙어있으니 살아가야지. 아무생각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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