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 사람은 엔돌핀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극한의 고통을 잊기 위해 죽음의 끝에서 쾌락을 느낀다.
벼랑끝에 내 몰린 사람의 처지도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웃어보인다면 드디어 미친걸까.
극한의 고통을 잊기 위해.
죽지도 않았지만 딱히 산 것도 아닌듯한 상태로 너무 오랜 기간을 있다보면
현실감각, 상황판단 하는 법을 잊는 거 같다.
지금을 나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일까.
요즘은 몸이 자꾸 아프다.
받는 스트레스가 자꾸 신체로 나타난다.
사람들 앞에서는 내가 가진 결핍을 들키지 않고 그럴듯 해보이고 싶어하지만
이따금씩 마주하는 내 자신은 너무 초라해서 도망가고 싶어.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쁜숨으로 목숨을 연명하듯 살고있었는데
요새는 그 숨마저 내뱉기가 힘에 부친다.
이런 내가 한없이 안쓰러워 얇은 희망이라도 가져보려 버둥거리다가도 금세 구질구질하고 지겨운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런 내 모습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데도
알게 모르게 티가 나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마음에 병이 들어서 그래.
이렇게 아무에게도 내 마음을 내보이지 않고 산다면
외로움에 말라 죽을게 뻔해.
차라리 들키기라도 했으면 좋겠어.
그게 타인과 나를 나누는 시작점이라도 될 수 있게.
높이 쌓은 마음의 벽은 내스스로도 허무는 법을 모른다.
이게 언제 이렇게 높이 올라갔지.
이런식이라면 나의 마지막은
결국 나조차도 내 스스로를 망각하게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