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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hyun Kim Mar 04. 2017

복싱예찬2  

- That moment (feat.I'm alive)

댓 모먼트. '그 순간'이라고 칭해도 되는 이 단어가 설명하는 현상에 대해 말해보겠다.  댓 모먼트라는 순간이 오게되면, 그 시간 자체가 느린 화면으로 재생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절대 지워지지 않는기억 속에 각인된 것처럼, 그 순간의 감정이나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경우가 되겠다. 우리의 수많은 기억 속에 존재한 다양한 데이터 중에서 즐겨찾는 기억이라 할 수 있겠다.

댓 모먼트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누군가를 처음 만나 사랑하는 순간일 수도 있고 큰 고마움을 받았던 순간에 대한 기억일 수도 있다. 지금 떠올려도 그 순간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눈물이나 가슴에 울림을 주는 그런 기억들 말이다. 이 중에서도 I'm alive,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댓모먼트 순간이 오랜 만에 발생하여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복싱을 배운지 3개월이 넘어갔다. 그리고 3개월까지는 한 번도 나가지 않았던 토요일 운동을 개시한지 2주차다. 시간은 토요일 오전 12시... 예전 같았으면 불금을 보내고 집에서 쓰러져 자거나 겔겔거리고 있을 시간이겠지만 복싱장의 문턱을 넘었다. 봄이 온 것 같이 따스한 햇살이 복싱장에 들어왔고, 관장님과 코치님이 미트질을 하고 있었다. 복싱화로 얼른 갈아 신고 줄넘기를 뛰는 그 순간...

댓 모먼트가 왔다. 내 숨소리가 들리고, 머리카락의 움직임마저 보이며, 땀방울이 느리게 떨어지는 모습도 보이는 그 순간... 급격하게 엔돌핀이 분비되어 뇌 안에서 퍼지고 금새 마음마저도 너무 행복하게 만드는 그 순간이 왔다.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이 순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자체가 황홀하게 느껴지는 그 순간이었다. 

이 현상의 트리거는 관장님과 코치님의 미트질이었다. 쉴 새 없이 펀치를 내고 있는 코치님의 땀에서 나는 깊은 뜨거움을 느꼈다. 본인이 정한 목표와의 약속, 꿈에 대한 도전, 철저한 관리 등이 어떤 아우라처럼 보였고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영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순간에 대한 감흥이 댓모먼트를 만들었다. 정신적 오르가즘 말이다. 인간적인 가치에 대한 어떤 존엄과 존경이 내 삶의 에너지를 급격히 증가시킨 것이다.   

복싱을 하며 배우는게 정말 많다. 건강 상의 이유보다 더 좋은건 삶의 무게추를 나에게 조금씩 옮겨온다는 것이다. 건강한 정신과 컨디션에서 보통 이상의 훈련, 운동, 일상 사업이 나오는 만큼 평일엔 거의 약속을 잡지 않게 되는 큰 소득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복싱에서 나온 명언이지만 삶과 사업에 응용할 수 있는 수많은 가르침들도 얻을 수 있고 말이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 라는 말은 정말 가슴을 파고드는 말이다. 

추가로 복싱카페에서 퍼온 복싱 명언을 첨부해 본다. '세상 어느나라에서도 복싱장에 가면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쨉과 원투다.' '레프트쨉이 세계를 제패한다.' '생각으로 배우지 말고 몸으로 배워라.' 이런 말들 정말 예술이지 않나.

어쨌든 댓모먼트로 인해 더 복싱에 빠져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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