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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derinq Apr 07. 2019

북북동으로 진로를 돌려서: Tromsø

세계 최북단 증류소가 있는 곳

유럽 최 북단을 향하겠다는 일념만으로, 호닝스바그로 가는 교통편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다 skyscanner에서, 스볼베르 → 호닝스바그로 향하는 비행기표가 있는데, 그 도중에 트롬쇠에서 0.5일을 경유하길래 오 이런 좋은 기회가! 하며 130유로란 금액에 덥썩 표를 예매했었다.



그렇게 스볼베르 공항을 떠난 백야행 4일째.

Bombardier Dash 8이란 초소형 비행기를 타고 약 50분을 날다보니 Tromsø 가 창밖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왼쪽 섬이다)

트롬쇠는 조그마한 섬안에 있는 도시이며 인구가 약 7만-8만명 정도이지만, 노르웨이에서 7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사실 트롬쇠는 오로라를 보기 위한 도시중 하나로 유명하다만, 백야 시기의 트롬쇠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데 20분쯤 걸리는 시내버스가 있는데, 50 nok (6000원) 의 비용이 들지만 이제는 이정도 금액에 무던해 져 버렸다. (1시간 이내 환승무료)




트롬쇠에선 호텔에 숙박했다. 호텔 로비에선 커피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어서 북유럽의 살인적인 물가에 시달리던 여행자로선 정말 고마움..


커피를 마시고 북극박물관으로 향했으나, 늦은 시간이라 박물관은 문을 닫았다. 대신 박물관외부에 있는 작살과 극지방 탐험선에 대한 간략한 전시물만 보는 것으로 만족. 사실 박물관 자체도 조그만하다.




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북극 대성당을 향해 갔다. (사진의 오른쪽 중앙쯤에 잇는 건물). 북극 대성당은 빙하와 극지방 얼음을 형상화하여 1965년에 지어졌고 외관은 오로라와 갈라진 빙하를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겨울엔 조명이 화려하다는데, 백야 기간엔 그런거 없음...


내부는 40 nok (5000원 정도)를 내면 볼 수 있는데, 사실 특별하지 않다. 굳이 볼 필요는 없음.




북극 성당에서 저 기나긴 다리를 건너 다시 트롬쇠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리에서 보는 풍경이, 예전 로포텐 제도에서 보는 것과는 비슷하면서도 또 달랐다. 로포텐 제도는 정말 외딴 공간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트롬쇠는 북극권의 거친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것은 이런 풍경이구나 싶었음.





그리고 시내를 조금 더 구경하며, 이 조그마한(?) 도시의 도서관이 이렇게 잘 되어 있다니 감탄도 하고

세계 최 북단 버거킹도 지나가고, 최 번화가(...)로 추정되는 곳도 간단히 거닐고

 

도서관
최북단 버거킹이 있는 최고 번화가...


하다보니 배가 고파졌다. 참고로 저기의 최 북단 버거킹의 와퍼 세트 가격은 1.2만원을 훌쩍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버거킹 와퍼를 먹느냐 마느냐 고민을 하다가


로포텐 제도에서 그렇게 쫄쫄 굶고 다녔으면 한끼정도는 포식해도 되겠지! 싶어 trip advisor 에서 상위 평점을 받은 식당을 갔다.

Bardus Bistro & Bar


당근 퓌레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한입 썰어 베어물자마자

이것이 진정한 연어스테이크구나!!! 퓌레는 이런거구나!!! 하고 엄청난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왔다. 바삭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 그 위에 올라간 여러 소스와 재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퓌레가 이렇게 환상적인 음식인지 처음 알았음. 아마 이때 부터 여행시 비싸더라도 맛난 음식을 먹어야 겠다는 대한 욕구가 상승했던 것 같다.


물론 기내식 이후 거진 6끼 만에 먹는 제대로 된 식사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연어스테이크가 315 nok (4만원)이란 가격이어서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mack 맥주도 맛있엇다. 서빙하는 남자가 넘나 키 크고 훈남이었고, 주변 사람들도 다 크고 훤칠한데 나만 가난한 행색으로 연어 스테이크를 흡입하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맛있었는데 어떠랴


그 후 세계 최북단의 Mack 증류소 직영 욀활렌 펍을 갔다. 바로 옆 공장에서 만든 술을 바로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빙하를 한땀한땀 녹여서 만드는지, 기본 맥주 조차도 100-120 nok (1.2-1.5만원) 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을 자랑하지만 술 종류가 어어어엄청나게 많다. 약 50종은 되는 느낌이었다.


맥주를 한잔 받아들고 나면 아 이 값어치를 하는구나. 내가 술을 조금밖에 못 마시는 게 아녔다면 종류별로 한 잔 씩 다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는다.


디자인이 예뻐 보이는 Mack Nordlys 와,  브라운 에일 1잔을 먹고 약 250... 그러니까 3.5만원을 탕진하고 아 더 이상안되겠다 싶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펍을 나왔다.



밤 12시가 되었는데도 바깥으론 햇빛이 새어나오는 이곳은 북극권의 백야... 암막 커튼이 있다고 호텔 예약 정보에 잇던데 왜 그런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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