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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gane Dec 08. 2021

인문학적 반도체_3.트랜지스터(4)_마케팅

2장.반도체는 어떻게 움직이나

인문학적 반도체 _ 5-Forces Model


반도체의 원리 서두에 세상에는 수많은 힘들이 존재하는데 그 힘들은 근본적으로 자연계 기본 4가지 힘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그런데 이 4가지 힘에 더해 한가지 힘이 발견되었답니다. 결국 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과학계가 떠들석 합니다.


마케팅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마케팅을 공부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마이클 포터의 ' 5 Forces Model ' 이 그것입니다.


저처럼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은 자신이 뛰어들 산업에 대한 산업구조 분석이 필수입니다.

멋모르고 창업을 했다가는 1년내 망하기 쉽상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1년 차 때 65.0%에서 시작해 5년 차에는 29.2%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창업기업 3곳 중 1곳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나머지 1곳도 5년 안에 폐업한다는 뜻입니다.

[ 출처: 중앙일보 2021.3.1일자 ]


5 Forces Model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다섯가지 힘(산업내 경쟁, 신규진입자의 위협,대체재의 존재, 공급자의 교섭력, 소비자의 교섭력)과 산업수익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 마이클 포터 ]

산업구조분석이란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의 힘과 산업수익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5가지힘은


1. 산업내 경쟁

2. 신규진입자 (진입장벽)

3. 대체재의 존재

4. 공급자의 교섭력

5. 소비자의 교섭력


을 의미합니다.


'산업구조분석'이란 경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마이클포터라는 하버드대 교수가 내놓은 이론이지요. 불과 26세 나이에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30대 초반에 내놓은 경쟁전략인 5 Forces Model  은 포터 교수의 최대 히트상품이 되었습니다.


그럼 5가지 힘들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1. 산업내 경쟁

산업에는 일반적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지요. 이러한 기업들 간에는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이 존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산업내 경쟁이 심할수록 산업의 수익률은 떨어지게 됩니다.


산업내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i) 산업의 집중도

산업의 집중도는 시장을 구성하는 기업수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의 집중도가 낮을수록 경쟁적인 시장이며, 산업의 집중도가 높을수록 독과점 시장이 됩니다.

즉 경쟁 기업수가 적을수록 산업수익률은 높아집니다. 


반도체 EDA 산업의 경우 시높시스,케이던스,멘토, 이렇게 3개 기업이 대부분의 EDA Tool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이런 기업들의 수익률은 당연히 높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산업의 집중도가 낮을수록 산업내 경쟁이 치열해져 산업수익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ii) 제품차별화 정도

산업 내의 제품에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가격이외에 경쟁할 만한 이점이 없는 경우에는 가격경쟁이 심화되어 산업수익률이 낮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제품차별화 정도가 높을수록 산업수익률은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산업내 넘버원이 되기보다 온리원이 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현재 반도체업계에서 온리원은 'ASML' 입니다.

반도체 7nm이하의 미세공정을 위해 필수적인 장비인 EUV 노광 장비를 유일하게 만드는 네덜란드 기업이지요.


대당 2000억원이 넘지만 일년에 많아야 50여대 정도만 제작이 가능하여 장비 확보를 위해 이재용부회장도 몇번 직접 찾아갔던 진정 ' 갑과 같은 을' 입니다.


(iii) 경쟁기업과의 동질성

일반적으로 경쟁기업과의 동질성이 높을수록 산업내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산업수익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경쟁기업과의 동질성으로 인해 담합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에는 오히려 산업수익률이 높아질수 있습니다.


전자회로에서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장치인 콘덴서(Condenser)라는 반도체 부품이 있습니다. 

몇년전에 국내에서 콘덴서를 판매하는 9개의 일본업체가 10년 넘게 담합을 벌였다가 적발돼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물은적이 있습니다. 담합이 가능하면 수익률이 높아지지만 그런 경우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기 쉽상입니다.





[ 일반 커패시터의 구조 및 기호_삼성반도체이야기]


(iv) 산업내의 비용구조

산업 내 비용은 크게 임대료등 생산량(매출량)에 무관한 고정비용과 원재료등 생산량(매출량)에 따라 변동하는 변동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정비용이 높을수록 기업은 고정비용을 회수하기 위하여 생산량을 늘리게 되고, 이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어 산업수익률이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높은 고정비용이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경우에는 신규 진입자가 없어 오히려 산업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v) 철수장벽

요새 코로나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철거비용등 부담으로 폐업을 못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출처: 파이낸셜 뉴스_2021.9.12일자]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이 마이너스라 그 사업을 접고싶을때 철수장벽이 높으면 어쩔 수 없이 해당 산업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철수장벽이 높을수록 산업내 경쟁은 치열해지기 때문에 산업수익률은 낮아집니다.

철수장벽의 예로는 특수한 자산, 철수에 따른 고정비 부담, 정부정책, 감정적인 집착 등이 있습니다.


(vi) 초과생산능력

일반적으로 기업이 초과생산능력을 가지게 되면 비용이 증가하여 산업수익률이 낮아집니다.

그러나 초과생산능력은 급격하게 수요가 증가하게 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산업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스크를 생산하는 A,B 두 기업이 있다고 칩시다.

A기업은 마스크 생산능력이 100인 반면 B기업은 그 반인 50이라고 가정합시다.

마스크 수요가 꾸준히 100을 유지하면 A기업은 50만큼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사람이 놀게 되겠지요.

이렇게 수요가 안정적일때는 초과생산능력이 높으면 산업수익률이 낮아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변이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 수요가 폭증해 150이 되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A기업은 공장을 풀가동해 100을 생산하여 매출을 올리겠지요. 반면에 B기업은 초과 생산능력이 없기 때문에 급증하는 수요를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수요가 불안정적일때는 초과생산능력이 높으면 산업수익률이 높아집니다.


메모리 사업은 수요가 들쭉날쭉하게 불안정하여 경기 사이클을 타는 대표적인 산업이라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경영진들은 생산공장인 FAB을 건설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 M16 복합FAB 전경_출처: 하이닉스 ]


 2. 신규 진입자의 위협 (진입장벽)

새로운 기업의 진입이 쉬울수록 산업내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산업수익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기업들은 신규 진입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듯 진입장벽을 만들기 마련입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경우에는 산업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진입장벽의 예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i) 자본소요량

한마디로 기존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하면 경쟁자들이 쉽게 뛰어들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삼성이 사활을 걸고 있는 Foundry사업입니다.


5nm의 미세공정에 월 35,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FAB을 짓기 위해서는 2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FAB하나 짓는데 몇십조의 투자가 필요하니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투자를 망설이는 상황입니다. 


자본소요량에는 FAB처럼 제품보급을 위해 필요한 자본외에 마케팅 및 연구개발비용, 자본조달비용등도 있습니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 전경 ]


(ii)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란 '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단위당 고정비가 감소하여 단위당 생산원가가 감소하는 것' 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기존 기업의 규모의 경제는 신규진입기업이 대규모 시설투자를 감수해야 해서 진입장벽의 역할을 합니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원인중 하나가 규모의 경제때문이라고들 합니다. 


(iii) 절대적 비용우위

그런데 삼성과 하이닉스가 FAB만 더 크고 빠르게 지어, 즉 규모의 경제 때문에 쟁쟁한 경쟁자인 일본 기업들을 물리치고 세계 메모리 사업 1위가 되었을까요? 


잠재적인 진입기업들이 아무리 사업규모를 늘리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경쟁기업들은 신규 진입기업이 따라 잡기 어려운 비용구조상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비용우위는 독점적인 생산기술, 유리한 조건의 원자재 확보등입니다.


반도체에서 수율은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뜻하며 불량률의 반대말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삼성은 공정장비의 정확도와 클린룸의 청정도, 공정조건, 여생산직원의 노력등 독점적인 생산기술에 힘입어 경쟁자를 압도하는 수율을 확보하였습니다.

압도적 수율에 의한 절대적 비용우위가 삼성전자가 세계 메모리 1위가 된 또다른 결정적 이유입니다.

[  수율 _ 삼성반도체이야기 ]


(iv) 제품차별화

제품차별화는 기존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고객들로 부터 이미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을 들수 있겠지요.

이러한 차별화는 기존 경쟁기업에게는 강력한 경쟁무기가 되지만, 새롭게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입장에서는 커다란 진입장벽이 됩니다. 

'애플빠'로 칭해지는 애플 제품 애호가의 고객 충성도는 거의 BTS급입니다.


(v) 유통경로

신규 진입기업은 생산된 제품의 유통경로도 확보해야 합니다. 

기존 경쟁기업들은 이미 제품에 대한 유통경로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기업은 가격인하와 같은 판매촉진을 통해 기존의 유통경로에 진입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규 진입기업은 비용이 증가하고 당연히 이익도 감소하게 됩니다.


3. 대체재의 존재

대체재란 무엇일까요? 당연히 대체가 가능한 재화를 의미합니다.

소고기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를 사먹게 되는 것처럼 대체재는 어느 한쪽 재화의 가격이 오르면 다른 쪽 재화의 수요가 증가합니다.


보완재의 경우 두가지 이상의 재화를 이용해 하나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재화를 의미합니다.

커피와 설탕처럼 보완재는 어느 한쪽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덩달아 다른 쪽 재화의 수요도 증가합니다.


대체재가 존재하는 경우에 기업은 시장에서의 교섭력을 상실하여 제품의 가격을 올릴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산업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4. 공급자의 교섭력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급자로부터 자원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급자의 교섭력이 강하게 되면 기업의 원가부담이 증가하여 이윤은 감소하게 됩니다. 


특히 공급자의 가격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없는 기업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위에서 예를 들었지만 EUV노광장비 생산기업인  ASML이 대표적인 공급자의 교섭력이 강한 경우입니다.

[ EUV노광장비_ASML ]


5. 소비자의 교섭력

시장에 다수의 기업이 존재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구매선택권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교섭력이 증가하게 되면 제품의 가격이 낮아지게 되어 해당 기업의 산업수익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현재 자영업, 특히 음식업이 그렇습니다. 

아래 표와 같이 숙박,음식업의 5년차 생존률은 19.1%로 OECD 평균 29.2%에 한참 못미칩니다.

[ 출처: 중앙일보 2021.3.1일자 ]


 '소비자가 왕'인 시대에 한번 소비자의 눈밖에 나면 그 기업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이상으로 5 Forces Model을 주로 반도체 기업 사례로 설명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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