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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gane Nov 21. 2021

인문학적 반도체_4. 반도체의 역할(2)_리더와 지산겸

2장. 반도체는 어떻게 움직이나?


◆ 인문학적 반도체 _ 리더와 지산겸


반도체 역할을 알아보았으니 리더의 역할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업의 리더는 구성원들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아래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사업영역

기업의 전반적인 목표

기업문화

기업 내 부서들의 역할


어느 영역에서 우리 회사가 잘할 수 있는지 사업영역을 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조직 구성원이 공유하고 따르는 올바른 가치, 규범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 내 부서들의 R&R을 명확히 하여 조직 간 협력과 혁신이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결국 리더는

조직의 바람직한 미래 모습이며,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비전메이커 역할

조직 구성원들에 제도나 프로세스 등을 만들어 환경을 조성해주는 롤 메이커 역할

조직 구성원들의 치어업(cheer-up)을 통해 의욕을 관리하는 치어리더 역할  

조직 구성원에 무한한 잠재 능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소통하고 격려해주는 코치 역할

조직이 존재하고 유지되기 위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내는 플레이어 역할

조직 구성원들의 성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하는 심판관 역할

을 해야 합니다.


" 리더는 어떤 사람인가요? "


팀장 워크숍이 끝난 후 회식자리에서 얼마 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 선 회사 대표에게 겁 대거리 상실한 제가 따지듯 물어본 질문입니다.

사장의 대답을 채 듣기도 전에  당신은 리더가 아니라는 듯한 눈빛으로 " 리더란 사람을 끌어당겨 모으는 사람"이라는 술 취한 저의 목소리는 주위 팀장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그 일 때문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저는 몇 달 후 팀장직에서 짤리고 다른 부서로 전배 되었고, 몇 년 후에는 아예 그 직장에서도 짤리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를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만든 장본인인 권오현 회장은 리더의 자질로 아래 4가지를 제시합니다.


통찰력(Insight)
결단력(Decision)
실행력(Execution)
지속력(Sustainability


위 4가지 덕목은 훈련으로 달성 가능한 자질로 이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 성과를 내는 '지속력'이라고 말합니다.


외적 훈련으로만 리더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본바탕이 있어야 합니다.

권오현 회장은 리더의 본성적 덕목으로 아래 3가지를 제시합니다.


진솔(眞率)
겸손(Humility)
무사욕(No greed)



초격차 책에서는 외적 덕목과는 다르게 내적 덕목 중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그럼 리더의 내적 덕목 중 가장 주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점치는 책으로 알려진 '주역(周易)'은 시경, 서경과 함께 삼경에 드는 철학서입니다. 영어로 'The Classic of Change'로 번역하는 것처럼 음양, 오행, 사시를 논하여 변화를 읽는 데 뛰어난 점서이기도 합니다.


주역에서 가장 좋은 점괘는 무엇일까요? 요새 대선판을 뒤흔드는 '천하동인'일까요? 아니면 '화천대유' 일까요?

[ 주역 64괘 _ 출처: 위키백과 ]


주역에서 가장 길한 괘는 지산겸(地山謙)입니다. 땅속에 산이 있는 형상이지요. 가장 높은 산이 가장 낮은 땅 밑에 있으니 겸손할 수밖에요.


[ 출처: 처음처럼_신영복 ]


저는 리더의 가장 큰 자질이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되고 솔직하게 남들과 소통하고, 부정한 방법이나 편법을 사용하지 않는 무사욕의 바탕에는 겸손이 있습니다.


겸손은 리더뿐 아니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욱더 필요한 덕목입니다.


와튼스쿨의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싱크 어게인'에서 ‘모르는 것을 아는 능력’도 지능의 일부라며  '다시 생각하기 (Rethinking)'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다시 생각하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자만에 빠지면 확신이 생기고 확신이 생기면 확증, 선호 편견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담론'에서 신영복 선생은 지산겸을 아래와 같이 해설했습니다.


 謙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

(겸존이광  비이불가유 군자지종야)


' 겸손은 높이 있을 때는 빛나고, 낮은 곳에 처할 때에도 사람들이 함부로 넘지 못한다.

  그러기에 겸손은 군자의 완성이라.'


군자를 리더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리더는 겸손해야 합니다. 배용준과 이름뿐 아니라 얼굴까지 판박이인 제가 리더가 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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