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베르사유 후기
아는 만큼 재미있다.
30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가 박물관 미술관을 재미있어 할 수 있을까?
방법은 있었다. 이야기가 되면 가능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선 가이드님이 들려주는 부르봉 왕가 루이 14세, 15세, 16세 이야기에 귀기울였고,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에선 고흐의 삶에 대해 흠뻑 빠졌다.
반면 의욕있게 준비한 암스테르담 과학박물관과 파리 진화박물관은 모두 재미없어했다 (한국 자연사박물관보다 흥미로운게 많은데 데 왜 재미가 없는거니 ㅜㅠ) 회화를 좋아하는 아내에게 충분한 감상 시간을 주고, 아이는 아이대로 체험과 동물 위주로 스케줄을 이원화했는데 실패했다.
그렇게 일정을 짜면서 루브르 박물관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힘들거라 생각해 일정에서 빼려 했지만 아들은 모나리자가 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야간 개장에 맞춰 부랴부랴 가서 1시간 반 남짓 보았다. 결과는 아이가 여행 뒤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로 루브르를 꼽았다.
차이는 선행(?)학습이었다.
아들은 애기때부터 오디오북으로 비밀요원레너드의 미스터리를 즐겨 들었고, 거기서 나온 모나리자와 프랑스 왕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또 루브르와 반고흐는 여행 중간중간 학습(나를 위해)을 위해 전원경 선생님의 유튜브 강연을 보았는데, 아들이 재밌다고 같이 봤다. 전원경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과 딱부러지는 목소리가 아이 귀에 쏙쏙 박히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더니 박물관에서 저 작품을 봐서 안다고 손짓한다 ㅜㅠ 전원경 선생님 만세!!!
또 베르사유 궁전에선 가이드 투어를 했고, 한국어 가이드가 있는 반고흐 미술관에선 오디오를 빌렸는데, 아이는 한 시간 남짓 귀를 기울였다. 미술관에서 한시간이나 집중해 듣다니, 그게 어딘가 싶다 ㅋ
여행을 통해 아이는 내 생각대로 자라지도 않고, 자신만의 취향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을 배운다. 아이가 한뼘 더 자라듯, 우리도 같이 한뼘 더 자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