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엄마, 나에게 백 번 물어봐 줘

by 함완


치매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의사에게 토로했다.


“항암제를 몇 알, 몇 번 먹어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거예요. 벌써 5차인가 6차라 당연히 기억하고 계셔야 하는 건데. 짜증이 난 건 아니고 엄마한테 기억 잘 하셔야 한다고 타이르듯 이야기하긴 했지만, 마음 속에는 어느 정도 살짝 짜증이 있긴 했었나 봐요.”


문득 엄마는 나를 키우며 얼마나 많은 짜증을 안고 살았을까. 혹은 짜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날 얼마나 사랑했을까. 내가 저지른 수많은 일들을 얼마나 참고 인내하며 살았을까.


이 생각을 하고 나니까, 엄마가 백 번 물어봐도 백 번 답해야지. 그게 사랑인가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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