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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nebro Apr 26. 2022

AE : 아... 이것도 제가 하나요?


* 시작하기 전에 이미 AE의 직무에 통달한 이사님, 본부장님, 팀장님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여러분은 AE에 대한 설명을 제목에서 이미 확인했다. 간단한 2행시로도 표현 가능한 업무 범위. 그것이 AE다.


A : 아…

E : 이것도 제가 하나요?


  그렇다. 이것도 저것도 AE가 하지 않는 것은 없다. 언뜻보면 그냥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말을 재미있게 풀어쓴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처음 AE가 ‘Account Executive’의 줄임말임을 알게 되었을 때는 꽤나 충격적이었지만 어찌됐건 AE는 곧 광고기획자다. 광고 기획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광고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해야한다. 그래서 AE로써 가장 중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이것은 내 개인의견이 아닌 내 주변 모든 AE와 선배님들의 전언임을 알린다.


(1) AE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커뮤니케이션



  광고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참가하는 AE의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광고주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기획을 수정하고 디자인을 수정하고 예산을 수정하고 모든 것을 수정한다. 그리고 이 수정의 과정에서 어디서 어떻게든 의사소통과정의 오해,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처음엔 이것만 잘하더라도 선배님들에게 적어도 폐는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향후 연차가 쌓이기 시작하면서는 광고주가 말하지 않더라도 ‘이 광고주는 이런 느낌을 좋아했지 참’ 하고 먼저 생각하는 눈치능력자가 된다.




(2) 기획자는 결국 기획을 해야죠...



  가장 애매모호하고 경계가 불분명한 업무라고 생각한다. 광고주의 의견을 너무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으면서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해야한다. 너무 디테일한 기획은 디자이너의 영역을 뺐는다고도 한다. 나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기획을 해야할까. 갓 입사했을 때보다 연차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주된 고민이고 다시 연차가 쌓이면서 이해하게 되는 고민이다. 기획으로 광고주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고 광고주의 컨펌이 나면 제작을 시작하게 된다.




(3) 콘텐츠 제작, 디자이너한테 맡긴다고 끝이 아니에요



  아. 물론 AE가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말은 아니다. 콘텐츠 제작은 디자이너, PD 분들이 진행해주시지만 완성된 콘텐츠를 광고주에게 송부하고 수정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AE에게 달렸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당신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광고주는 수정이 없을수도 있고 4차,5차 수정을 넘어 더 나아갈 수 있다. 광고주의 요구사항은 반영하면서 디자이너의 수정을 줄일 수 있는 중간점을 찾아내야만 한다. ‘내가 왜 디자이너가 수정하는 것까지 신경써줘야해?’라고 말한다면 이 책을 덮어주길 바란다. 디자이너와 대립하는 것은 AE 직무에 득이 될 것이 없다.




(4) 광고 데이터는 AE의 하루 기분을 갖고 놉니다.



  콘텐츠를 다 만들고 광고주의 컨펌까지 떨어졌다면 이제 해야할 것은 광고다. 광고회사마다 컨디션이 다르겠지만 대부분 랩사를 통해 광고를 집행한다. 랩사는 광고 데이터에 보다 전문화된 회사로 타겟이나 예산에 따른 예상 노출, 트래픽을 산출하고 목표 수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광고를 조율한다. 광고는 랩사에서 태운다고 우리는 노느냐. 아니다. 랩사가 주는 광고 데이터는 AE에게 피와 살이 된다. 어떤 소재에 대한 노출이 좋았고, 어떤 소재에 트래픽이 더 높았는지. 목적에 맞게 잘 기획된 콘텐츠임을 검증받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 데이터에서 취한 인사이트를 광고주에게 보고하고 함께 그 다음을 보완하는 순간을 가지는 것이 광고 운영과 보고의 역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5) 광고 회사의 꽃, 제안



  광고 회사의 꽃. 야근의 근원. 아이디어의 늪.이 아닌 레퍼런스의 늪. 새로운 광고주와의 만남. 물론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안은 신규 브랜드의 OT와 RFP(Request For Proposal)로 시작된다. RFP는 말그대로 제안요청서로, 광고주가 그들이 원하는 마케팅 방향 및 툴을 요약한 요구사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양한 형식의 RFP가 존재하지만 대개는 일정 기간동안(1년,6개월) 브랜드, 제품의 마케팅 방향 및 채널에 맞는 전략, 콘텐츠 제안이다.




  우리는 브랜드의 현상황부터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려하여 콘텐츠를 기획하고 시안을 제작한다. 한 브랜드가 1년동안 진행할 방향성과 콘텐츠를 약 2주안에 생각하려면 야근은 당연지사 철야도 무릎쓰고 달려들어야한다. 물론 2주라는 시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자.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지만 가장 재미있는 AE의 업무라고 생각된다. 광고주의 의견없이 우리의 아이디어를 맘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AE의 직무에 대해 알아보았지만 이 외에도 실무를 하다가 마주치는 상황은 끝도 없이 많다. 전체적인 광고의 조율자라고 생각하면 제일 마음 편하다. 앞으로 이어질 내용은 AE라는 직무가 궁금한 사람, 궁금하지 않은 사람, 수많은 연차를 거쳐 AE의 직무는 이미 통달해버린 본부장님, 팀장님께도 추천할만한 주제라고 감히 말씀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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