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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nebro Apr 28. 2022

브랜드 유튜브 채널의 딜레마


브랜드는 유튜브를 브랜드 홍보 채널로 본다.



  유튜브 이용률이 세대를 불문하고 역대급 앱 사용률을 갱신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브랜드가 유튜브 공식계정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극악무도한 상황을 만들었다. 물론 이미지보다 영상콘텐츠를 이용하면 자사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기 더 용이하다. (해외의 인쇄광고 레퍼런스를 보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유튜브 콘텐츠 기획 요청이 늘어났고 광고회사는 새로운 영상 콘텐츠에 대한 기획력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에는 많은 조건, 상황이 따른다. 영상편집은 내부 편집으로 진행한다 치더라도 ‘얼굴이 나올 모델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섭외 예산이 있는가?’ 등의 고민점이 생긴다. 예산이 있어도 문제다. 누구를 섭외하고 모델을 통해서 어떤 콘텐츠를 생산할 것인가. 이번에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후자다. ‘어떤 콘텐츠를 생산할 것인가’. 대부분의 브랜드는 브랜드의 공식 계정이라면 응당 우리 브랜드의 제품, 지향점을 말해야하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유튜브 공식 계정은 브랜드 홍보 채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튜브는 브랜드 홍보 채널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 기획 시 브랜드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원하는 바는 무엇일까? 콘텐츠 조회 수와 구독자다. 하지만 매번 똑같이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보기위해 구독하는 사람들이 존재할까?


 만약에 지금 자사 브랜드 채널의 세 자리 수가 넘지 않는 구독자가 있다면 그들은 자사 임직원과 광고대행사 직원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이 뭘까?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는 유튜브 채널



 면에 대한 웹드라마, 밸런스게임, ASMR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라면공작소’라는 채널이다. 이 채널은 농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이 채널에 올라오는 콘텐츠에서는 농심 또는 농심의 특정 라면을 ‘홍보’하지 않는다. 단지 라면을 가지고 싸우고 라면을 먹고 라면을 주제로 드라마가 전개될 뿐이다. 어느 소비자도 브랜드에서 ‘이 제품은 깔끔하면서도 지나치게 짜지 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브랜드의 신제품이에요!’하는 영상을 시간들여 보지 않는다.



  2020년 유튜브 국내 최다 조회 동영상 TOP10에서 브랜드 공식 채널의 콘텐츠는 단 1개다. 그리고 그 유튜브 채널은 ‘odg’라는 패션쇼핑몰의 공식 계정이다. 독특한 기획으로 업로드하는 영상마다 평균 65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현재 21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odg에서는 자신들이 파는 후드티의 마감은 어떤지, 핏은 어떤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영상에서 볼 수 있는 odg는 영상 앞단 짧은 쇼핑몰 소개와 출연진이 입고 있는 옷 뿐이다. 이 외 영상 기획단에서의 odg는 찾아볼 수 없다.



  성공사례를 하나 더 살펴보자. ‘essential’. 특정한 상황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영상 콘텐츠로 업로드하는 계정이다. 최근 10대들은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essential 영상으로 공유한다고도 한다. 평균 조회 수 18만회, 구독자 49.5만명인 이 채널은 벅스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역시 odg와 같이 영상 속에서 벅스와 관련된 내용은 일체 나오지 않는다.




어쨌든 고민은 필요하다.



  위 예시 3가지만 보고 브랜드 공식계정에서 브랜드를 숨기는 것이 옳다고만 할 수 있나? 라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잘된 사례만 가지고 와서 “이게 맞아요!” 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역으로 브랜드 공식 계정으로, 유튜브를 브랜드의 홍보 채널로만 활용해서, 낮은 구독자와 조회 수를 남기는 실패사례는 차고 넘친다.


 무조건 브랜드를 숨기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애초에 마케팅엔 정답이 없듯이 기존 문제점에 대해 끊임없이 보완하는 것이 마케터의 의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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