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나부터 돌보기로 했습니다.
-리뷰-

'나'는 단절이 아니라 연결이다.

by 케이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재밌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재밌지만 어렵다.

운동도 똑같다. 문지방 나서기가 힘들지만, 막상 나서면 재밌다.

나에겐 글쓰기란, 재미에서 직업적 소명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종종 글 쓰는 것에 지치기도 한다.

아무리 작은 교회 부목사라지만, 교회의 예배 설교 준비가 작은 교회만큼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설교문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자료를 찾고, 그 여러 가지 이리저리 질서 없는 생각들을 줄을 세운 뒤에,

최소 2천 년 전의 성경의 일들을 다시 21세기 대한민국의 상황에 맞게 재정립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좀 있다. 그래서 내가 브런치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멈춘 이유일 것이다.


오랜만에 쓴 글은 개인적인 기록도, 어떤 사회적 통찰도 아니다.

얼마 전, 우리 교회 집사님 한분이 책을 내셨다. 일종의 에세이인 셈이다.

당연히 우리 교회 성도가 집필한 책이니,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얼른 '예약 구매'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내도 예약구매를 해서, 같은 책이 우리 집에 두 권이 되어버렸다.


책의 제목은 '엄마인 나부터 돌보기로 했습니다', 부제는 '흔들리며 빛나는 삶을 위한 마흔의 기록'이다.

왠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이 책이 에세이라는 수필집이지만, 각 소주제에 대한 모든 삶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편집되고, 생략되고, 축약된 이야기들이 있음에도, 그래도 부목사로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보다

조금은 더 사전지식(?)이라는 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읽으면서 '집사님에게 이런 일이 있었네?'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흥미진진하긴 했다.


IMG_1235.JPG 완독하고 한컷.


어쨌든 이 책에서는 결혼해서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 이리저리 부딪히며, 고생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어떤 사람들은 '별로 고생 안 했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본래 '내 고생이 가장 세상에서 최악이다.'


사람들은 '나'를 찾는 것을 종종 '단절'과 연결시키는 실수들을 저지른다.

부모와 단절된 '나', 친구와 단절된 '나', 직장생활 및 사회생활에서 단절된 '나'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나'라고 부를 수 없다. 사람은 그렇게 살아갈 수 없다.

그렇게 단절된 사람은 '아픈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났다.

진정한 '나'는 '연결'에서 비롯된다.


미혼인 여성에서 한 남자의 아내도 '나'고, 두 아이의 엄마도 '나'고, 특수교사로 생활하는 선생님도 '나'고,

시집살이하는 며느리도 '나'고, 교회에서 봉사하는 성도도 '나'이다.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모든 걸 단절하고 '나'일순 없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과 환경이 연결되어야만 비로써 '내가'된다.


이 책은 좌우충돌하며 연결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진정한 '나'를 발견해 나가는 성숙에 이르는 꿈이기도 하다.


요즘 제대로 된 목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인문학을 들어야 한다.'라고 한다.

시대에 대한 이해 없이는 바른 설교를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남편들이 읽어 봐야 한다.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단편적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아내와 좀 더 연결되어 남편이 '남의 편'이 아니라, 진정한 부부, 파트너로 가는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아이를 준비하는 부부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아이들을 키우는 부부에게도 좋은 연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로 서는 것이, 나의 모든 연결을 끊어내는 홀로 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은 청년의 때에 힘이 있으니 혼자 능히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또한, 시간이 지나고 노년에 이르면, 누군가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 기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우린 본래 그런 존재인 것이다. 연결된 존재말이다.

삶의 연결 속에서 결국 우리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나'를 회복한다.


마지막으로,

'나'를 찾고 싶고, '나'를 발견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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