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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임용시험도전기를 마치며

by 따사로운

첫 번째 브런치북으로 발행할 임용시험도전기가 12화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쓰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이 있어 합친 꼭지도 있고, 순간적으로 떠올라 새로운 한 꼭지를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에 1편을 목표로 발행하며 10화도 못 채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점차 줄어들었지만 이제 잔뿌리 나기 시작한 필력에 브런치에서 계속 쓰는 게 맞는 것인가 하는 자기 의심은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소망과 어차피 글은 쓰면 는다는 말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임용시험에 도전하여 성공한 경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 공을 들인 여정입니다. 바라는 목표를 차선책이 아닌 있는 그대로 목표달성을 한 첫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거듭된 실패가 있었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공감을 늦도록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아내와 엄마의 자리에 내 자리를 더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는 나와 같은 그녀들에게 용기와 응원을 전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첫 글감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최선의 인생인지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노래》_이슬아

00고를 가지 않고 @@고로 진학했다면,

유아교육과가 아닌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했다면,

20대에 임용에 합격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선택하지 않은 길, 가보고 싶었지만 수 없었던 길에 대한 미련과 지금보다는 잘 풀리지 않았을까 싶은 막연한 아쉬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 불쑥 솟아나는 그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습니다. 잘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휘청하는 것처럼.

신기하게도 임용시험도전기를 쓰면서 이제 더는 그런 미련이나 아쉬움이 들지 않습니다. 임용시험을 다시 보기로 결심한 그때와 합격을 위해 달려왔던 나를 돌아보니, 나라는 사람은 꼭 '임용'이 아니었더라도 뭐라도 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 치유하는 글쓰기일까요.

어떤 상황이 됐든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 늘 경험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갈망이 그득합니다. 그렇기에 브런치 작가에도 도전했겠지요. 단, 부족한 지구력과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성향 탓에 결과물 없이 흐지부지 되는 일이 부지기수라 첫 글감으로 글쓰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걱정이 많습니다. 다음 브런치북 글감을 떠올리며 목차를 꼽아보려 하는데 진도가 나가질 않고 있거든요. 고작 첫 브런치북 발행을 앞두고 계속 쓰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고 있다니. 병아리 작가다운 고민이기도 하고, 그만큼 글쓰기에 진심인 건가 싶기도 합니다.

쓸 수도 없고 안 쓸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인 한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한다. 쓰는 고통이 크면 안 쓴다. 안 쓰는 고통이 더 큰 사람은 쓴다.
《쓰기의 말들》_은유


쓰는 고통과 안 쓰는 고통.

아직 어떤 고통이 더 큰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만,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의 조언을 되새겨봅니다.

'일단 막 쓰자, 대충 쓰자'라며
스스로 달래고 긴장을 풀어주면서 썼어요.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대문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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