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장래희망에 처음으로 만화가를 적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에겐 꽤 오랜 꿈이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마음 한켠에 꿈으로 간직해 오면서도 제대로 된 도전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배우지 않았음에도 이정도 실력을 갖고 있다는 타이틀에 대한 안도감과 그림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중독되어 있던 탓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도전을 결심하고도 이 마음을 벗어나 도전의 영역에 들어가기까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도전의 영역에 들어와 있다.
내가 도전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누군가의 지지였다. 내가 두서없이 내뱉는 말들을 어느 하나 허투루 듣지 않고 무게감있게 받아들여 주는 친구. 그런 친구가 지지해 주는 도전이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허황되어 보이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목표일 지라도 내가 그것을 소중히하고 그런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들어내면 그게 꿈이 되는 것 같다.
도전을 시작하고 나니 왜 더 일찍 시작하지 못했는지 후회가 올라왔다. 과거의 나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리고 도전을 앞둔 누군가가 있다면 지금 당장 도전을 시작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여러 상황과 어려움들로 인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도전을 실패와 성공으로 평가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건 잘못됐다.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이 글을 적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이번 웹툰 작가 도전의 끝이 실패라면 이 과정이 의미가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글이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 고민하며 글을 쓰기를 망설였지만 이내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과에 상관없이 가치있는 나의 첫번째 도전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
4년 동안 근무했던 장애인 복지 카페를 그만두고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회복지 공부를 하는 내내 들었던 의문이 있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사회복지 공부를 마치고 사회복지사로서 취직을 해서 일을 시작한지 한 달만에 다시 의문이 올라왔다.
'사회복지가 내 길이 맞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이 들 무렵 또 다른 생각이 피어올랐다.
'창작을 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최근 몇 년 패배감과 우울감에 찌들어 살며 하고 싶은 것과 삶의 의미를 잃은채 살던 나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당황했지만, 이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 작가가 되야겠다.'
지금까지 소소히 그림은 그려오고 있지만 사실 만화라는 장르가 여전히 나의 꿈인 건 아니다. 지금의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구와 창작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가장 크다. 그럼에도 웹툰이란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지금의 나에게 가장 가까운 그리고 익숙한 장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가장 용의하고 자신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평생을 웹툰작가로 살고 싶은지 생각했을 때, 역시 그건 아니다. 스스로를 꽤나 잘 설득하는 편인 나는 언제나 게으른 방향으로 나를 이끌곤 했기에, 스케줄 관리를 스스로 해야하는 프리랜서가 자신이 없었다. 웹툰 작가를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 낮설기도 하다. 때문에 30대의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섣불리 확신도 없는 웹툰이라는 장르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설렘과 창작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 커서 당장이라도 일을 그만두고 웹툰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웹툰 관련 교육 과정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