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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키 Jun 22. 2020

모두가 즐거운 나들이, 가능해요!  

[최 PD의 일상 누리기] 아이스크림에듀 뉴스룸 연재

5월은 빨간 날이 많아 반갑기도 하지만, 챙길 사람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휴일에 어디라도 나가 볼까 해도, 5월의 주인공인 어린이와 부모님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면, 외식만 나가려 해도 삼대의 각자도생으로 난리법석이었다. 나와 동생은 패밀리레스토랑의 어린이 메뉴(자동차 모양 접시에 깃발을 꽂아 주는)를 먹겠다고 성화였고, 부모님은 집에서 해먹기 번거로운 감자탕이나 아귀찜 등을 선호했으며, 할머니는 “뭘 돈 아깝게 밖에서 사 먹냐”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실랑이로 시간을 보내다 집 앞 정육점에서 닭이나 한 마리 사와 삶아 먹는 것으로 외식을 ‘퉁’쳤던 적도 있었다.

 

가족 나들이는 어려워

삼대의 세대 차이와 개개인의 취향 차이가 있을진대, 제아무리 가족이어도 한마음 한뜻이 되기가 쉽겠는가. 직장맘도, 육아맘도 멀어만 보이는 여름 휴가를 손꼽으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이때. 의견 차로 나들이를 지레 포기하거나,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는 일방적인 일정으로 1년의 허리에 찾아온 꿀 같은 휴일을 망칠 수는 없다! 놀이동산, 동물원 코스에 질렸다면. 또한 어른도 아이도 만족할 수 있는 나들이 계획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짧은 한철, 봄의 끝자락 5월에만 즐길 수 있는 나들이 스팟을 살짝 공개한다.

 

양평 딸기 축제 – 수확의 달콤한 기쁨 느껴 봐요




5월이 지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먹거리가 ‘딸기’다. 딸기는 달콤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널리 사랑받는다. 단점이 있다면 값이 비교적 비싸다는 것. 막바지 스퍼트를 올려 딸기를 실컷 먹고 싶다면 가족들과 ‘양평 딸기 축제’에 가 보자. 대체로 딸기 체험 행사는 따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공되는 플라스틱 용기(500그램)만큼을 가져갈 수 있게끔 한다. 체험하는 동안에는 딸기를 얼마든지 실컷 따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이점이다. 양평은 수도권 근교라 당일로 찾기에도 무리가 없다. 행사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양평 전역의 농촌 체험마을과 연계되어 열리는 것이 다른 축제와 다른 점이다.

올해 축제는 5월 31일까지다. ‘양평농촌나드리’ 홈페이지(http://www.ypnadri.com/)에 가면 딸기 축제가 열리는 농촌체험마을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딸기 체험 농가 목록이 죽 나와 있다. 점심식사가 포함된 일정도 있고, 딸기 체험만 할 수 있는 일정도 있다. 딸기 체험을 하고 나서는 양평의 토속식당을 찾아 식사해도 좋겠다. 마트에서 예쁘게 다듬어져 포장된 채소와 과일만 보던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밭고랑에 함께 쪼그려 앉아 직접 수확의 기쁨을 알려 준다면, 이날의 추억이 딸기의 달콤한 맛과 함께 5월의 한 켠에 오래오래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봉화 한국과자 축제 - 과자 선물세트 대신 한과 선물세트


어린이날, 아이에게 ‘과자 선물세트’를 선물해 주는 대신 가족이 모두 함께 사방이 과자로 가득 찬 ‘봉화 한국과자 축제’에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상북도 봉화군의 특산물 중 하나는 바로 한과이다. 봉화의 닭실마을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제사와 혼례 등에 쓰일 한과를 만들었다. 봉화군에서는 이런 특성을 살려 2011년부터 8년째, 한과 만들기 체험을 주축으로 하는 과자 축제를 어린이날과 그다음 날 이틀 동안 열고 있다.

축제에서는 한과 만들기, 과자 낚시, 과자 구워 먹기, 쿠키 만들기 등 다양한 과자 체험 프로그램부터 난타, 어린이 뮤지컬 등 공연까지 마련한다. 한과뿐만 아니라 옛날에 먹었던 시대별 과자부터 웰빙 간식까지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다. 엄마 눈치 때문에 평소 맘껏 과자를 먹지 못했던 아이들에게는 즐거움과 소소한 일탈을, 어른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재미난 계기가 될 것이다.

 

합천 황매산 철쭉제 – 동화 같은 풍경의 자연이 있는 곳


꽃구경 하면 흔히 3월 말에서 4월 초의 벚꽃만을 생각하는데, 철쭉이 온 산을 진분홍색으로 붉게 물들인 것을 보면 장관이 따로 없다. 철쭉을 볼 수 있는 곳은 전국에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곳은 합천 가회면의 황매산이다. 군락지 규모가 축구장 50개 면적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기도 하고, 정상까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노부모를 동반한 가족 산행 코스로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황매산은 꽃을 유난히도 좋아하시는 부모님 세대에게 안성맞춤일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제격이다. 그 알록달록한 풍광이 마치 금방이라도 요정이 튀어나올 것처럼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10킬로미터 이내에 있는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찾아 보자.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3)를 이곳에서 촬영한 이후로 합천군이 본격적으로 조성한 테마파크다. 평양 시가지에서부터 1930~1940년대 일제강점기의 조선총독부, 경성역 등의 모습과 1960~1980년대 서울 소공동 거리 모습도 재현되어 있다. 사진 찍기도 좋고, TV와 영화에서만 봤던 풍경에 들어가 있으면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마저도 든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부모님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일 것이다.

 

어쩜 이럴까 싶게 동상이몽을 종종 확인하게 되는 것이 가족이지만, 이런 코스라면 한마음 한뜻으로 5월을 충분히 즐겨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디라도 떠나야 할 것 같은 5월이라 몇 곳 추천하긴 했지만 혹시, 일정이 빠듯하고 피곤하다면 꼭 떠나지 않아도 좋다. 아이 대신 놀이기구 줄 서 있는 엄마, 다리 아파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 할머니, 운전으로 지친 아빠의 짜증보다 사실은 '사랑한다'는 말과 눈빛이면 가정의 달을 채우기에 충분할 테니까 말이다.







최연우 PD | yorewri@gmail.com



홈쇼핑 패션PD. 홈&쇼핑에서 옷, 가방, 보석 등 여자들이 좋아하는 온갖 것을 팔고 있다. 주변에선 '쏘다니고 쇼핑 좋아하는 너에게 천직'이라 하지만, 본인은 '작가'라는 조금은 느슨한 정체성을 더 좋아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독립잡지와 SNS 플랫폼에 구태여 자유기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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