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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한 골방 Mar 28. 2024

건강과 행복에 가까워지는 기대의 특징

기대의 심리학

  먼 길을 걸을 때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결국 사람이 가진 체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해서 지칠 때마다 마냥 쉬어갈 수는 없습니다. 어찌 됐든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목적지로 도착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살다 보면 힘에 부쳐도 억지로 힘을 내야 하는 순간이 오기에, 사람들은 힘든 순간을 버텨내는 자신만의 요령을 적어도 각자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힘을 내보는 방법에는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기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을 겪으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때도 있겠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서 끝까지 버텨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 해낼 수 있고 결국에는 행복해질 것이다'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미래의 행복을 머릿속에 그려낸다면 없던 힘도 생기고 결국 힘들고 괴로운 일도 끝까지 버텨내며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낼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발표 준비를 하면서 머리가 아프고 힘에 부치는 것 같아도, 이번 발표를 멋지게 해낸 뒤에 집에서 치킨 한 마리 뜯는 행복을 상상하며 버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짝사랑을 하면서 나만 커지는 마음이 힘들게 느껴져도 언젠가는 이 사랑이 양방향의 사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며 버틸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미래의 행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미건조한 흑백사진과도 같았던 세상이 생동감 넘치는 컬러사진처럼 변하기도 합니다. 미래의 돈을 당겨 쓰는 대출처럼, 기대는 마치 미래의 행복을 현재에서도 미리 당겨 쓸 수 있도록 돕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기대


  그렇다면 현재의 나를 행복하게 도와줄 수 있는 기대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바로 명확하고 구체적이라는 점입니다.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사람이 '나는 행복해질 거야'라는 기대만으로는 도저히 힘을 낼 수 없었을지라도, '나는 이번 주말에 부산 바다를 보러 갈 거야. 가서 바닷바람도 쐬면서 혼자만의 휴식을 가지며 행복할 거야'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면 보다 큰 힘을 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휴가가 가까워질수록 나의 몸은 여전히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부산에 도착해 있는 것만 같고 해변의 파도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서 평소보다 흥이 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팍팍한 현실을 겪다 보면 미래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줄어들기 마련이고, 그렇게 기대가 줄어드는 만큼 삶의 의욕도 점차 저하되는 것은 일상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만약 그런 분이 있으시다면 미래에 행복할 나의 모습을 마음속에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다만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매우 다른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막연한 행복을 꿈꿔왔던 사람이라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섬세하게 그려보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기대를 위해서 필요한 것


  미래의 행복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은 왜 어렵게 느껴질까요? 사람들마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이유만 꼽자면 저는 '행복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마다 행복에 대한 기준이 다릅니다. 사람은 사랑을 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에게 행복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물어본다면 각자 다른 대답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100℃의 온도에서 들끓는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지만, 또 어떤 사람은 100℃보다는 낮은 온도의 사랑을 꿈꾸기도 합니다. 심지어 냉정한 사랑을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행복한 사랑에 대한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직장, 행복한 인간관계와 같은 것들은 사람들마다 그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적당한 행복을 원하지만 그 '적당함'의 기준을 말로써 설명하라고 하면 참 쉽지가 않습니다. 차라리 사람들마다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행복의 기준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의 현실에서는 행복의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대가 필요하고, 기대가 구체적이기 위해서는 나만의 행복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여러분은 어떨 때 행복을 느끼시나요? 타인의 행복의 기준은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합니다.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이 있어야 행복한 기대를 통해 인생의 활력을 유지해갈 수 있습니다.




기대는 희망일까 좌절일까


  하지만 사실 기대는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만을 주지는 않습니다. 기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는 우리에게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지만, 반대로 기대가 꺾이는 순간이면 반대로 좌절과 무기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옛말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든 탑도 무너져서 그동안 고생한 사람의 노력만큼 크나큰 좌절감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이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덜 하게 되겠지만, 그만큼 기대가 좌절되었을 때의 실망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는, 그런 말이 있듯이요.


  하지만 기대가 없는 삶에서는 고통은 적을지는 몰라도 그만큼 행복도 적습니다. 진심으로 바랐던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은 상당한 즐거움입니다. 각자의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는 어린이들의 표정에서는 자주 설렘이 느껴집니다. 과거에는 대통령, 운동선수와 같은 꿈들을 이야기했고, 현재는 유튜버, 연예인과 같은 꿈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시대에 따라서 각자가 가고 싶어 하는 목적지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꿈을 이야기하는 어린아이들의 표정은 많이들 비슷합니다. 이 아이들은 행복함과 설렘 사이에서 꿈을 꾸며 밝은 표정으로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기대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행복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기대를 하지 않고서 살아가겠다는 것은 전체의 행복 중에서 적지 않은 일부분 처음부터 포기하고 살아가겠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꺾이지 않는 기대를 위해 필요한 것


  결국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좌절보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건강한 기대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비현실적인 기대는 우리에게 희망보다는 좌절을 주고, 기껏 이루어냈던 성공조차도 폄하하게 만들면서 즐거운 성취감을 누리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현실적이지 못한 기대는 현실로 이루어지기가 힘들기에 우리의 마음을 쉽게 꺾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관계에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각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미움 없는 사랑만을 받을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스러운 모습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싫어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라는 기대 자체가 비현실적인 기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살아갔던 사람에게는 일생동안 함께해 왔던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기대를 내려놓는 것조차도 많은 좌절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일생동안 없는 힘도 짜내면서 노력해 온 사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이 될까요?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이제까지 노력해 왔던 것들이 물거품이 되는 느낌에 큰 충격을 받을 것이고, 결국 슬픔과 불안 속에서 한동안 헤어 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큰 충격을 받고 무너질 바에는 한없이 비현실적인 기대라도 그대로 품고 살아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 속에 현실적이지 못한 기대를 내려놓지 못한 채로 살아갑니다.


  사랑뿐만이 아닙니다. 최고를 향한 비현실적인 기대도 나를 괴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적성과 흥미가 맞는 영역에서 노력을 한다면 그 영역에서는 1등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영역에서 1등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반드시 최고여야만 한다'라는 압박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들의 최고에 대한 압박감은 사람들에게 성공을 향한 원동력이 아닌 장애물이 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한번 1등을 해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이번에 최고였다고 해서 다음번에도 반드시 최고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신이 이뤄낸 성공들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미래에는 최고가 되지 못할까 불안함 속에서 살아갑니다. 애초에 최고를 꿈꾸었던 것도 행복해지기 위함이었을 텐데, 이들의 최고는 결코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나는 반드시 최고여야만 한다'와 '나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분명 다릅니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현실적이고 건강한 기대입니다. 반드시 최고여야만 하는 사람은 한순간이라도 자신이 남들보다 못하다고 느끼면 깊은 좌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번에는 남들보다 못할지라도 다음번에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좌절감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단한 기대가 꼭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기대는 오히려 유연한 기대에 가깝습니다. 그래야만 마음이 꺾이지 않고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기대에서 많은 행복을 꿈꾼다면, 그 기대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대가 꺾이지 않고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현실적이여만 합니다. 저는 삶에 대한 기대를 가꾸는 것만으로도 삶이 보다 활기넘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이라도 잠시 시간을 내서 스스로의 기대를 돌아보시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떠실까요.




여러분의 기대는
얼마나 구체적이고
얼마나 현실적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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