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율(Autonomy)을 향한 따뜻한 마침표
마지막 장을 넘기는 지금,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생각들이 머물고 있나요?
우리는 지난 연재를 통해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세 가지 자아를 세밀하게 탐색했습니다. 때로는 나를 몰아세우고, 때로는 아이처럼 울기도 하며,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려 애쓰던 내면의 얼굴들을 마주하며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그 과정에서 더 따뜻한 관계를 맺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도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배운 내용을 일상에서 조심스럽게 실천해 보셨을 것이고, 또 어떤 분은 ‘언젠가 이렇게 실천해 보자’라는 소중한 다짐을 마음속에 품으셨을 겁니다. 변화를 위해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신 그 모든 시도와 바람들은 우리를 하나의 목적지로 안내합니다.
교류분석의 창시자 에릭 번(Eric Berne)은 우리가 마음공부를 통해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를 ‘자율성(Autonomy)’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 자율성은 과거의 상처나 타인이 써준 낡은 ‘인생 각본’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여기’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뜻합니다.
에릭 번은 그의 저서 《심리 게임(Games People Play)》에서 우리가 이 자유를 얻기 위해 회복해야 할 세 가지 능력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첫째, 자각(Awareness)입니다.
편견이라는 안경을 벗어던지고 세상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맑은 눈’을 뜨는 것입니다. 에릭 번은 이를 “새들의 노래를 들을 때, 아버지가 가르쳐준 새의 이름이 아니라 그 노래 자체를 듣는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난 안 될 거야”라는 과거의 녹음기 소리 대신, 지금 내 앞에 펼쳐진 현실을 오롯이 느끼는 힘입니다.
둘째, 자발성(Spontaneity)입니다.
“원래 다 그런 거야”, “내 성격은 원래 이래”라는 고정된 규칙에서 벗어나, 내가 선택하고 싶은 감정과 행동을 자유롭게 꺼내 쓰는 것입니다. 상황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내 감정의 주인이 되어 표현하는 용기입니다.
셋째, 친밀성(Intimacy)입니다.
서로를 속이는 심리 게임이나 사회적인 가면 없이, 마음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나누는 솔직함입니다. 상처받을까 봐 숨는 대신, 나의 진심을 보여주고 상대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따뜻한 연결입니다.
이 연재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고 다시 치열한 일상으로 돌아가면, 당신은 또다시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끼거나 욱하고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거친 감정의 파도에 잠시 휩쓸리더라도, 당신은 이제 금세 ‘어른(Adult)’이라는 키를 잡고 중심을 찾을 테니까요.
“아, 내가 지금 과거의 거절감이 떠올라 방어하고 있구나(자각).”
“늘 하던 대로 비난하는 대신, 이번엔 솔직하게 내 마음을 전해볼까(자발성)?”
“나의 진심은 이런데, 당신의 진짜 마음은 어떤가요(친밀성)?”
이렇게 스스로를 알아차리는 찰나의 순간, 당신은 이미 관계에 끌려다니는 피해자가 아니라 자기 삶을 주도하는 ‘현명한 선장’이 된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단번에 경로가 바뀌는 마법이 아니라, 매일 1도씩 각도를 트는 항해와 같습니다.
오늘 당신이 자신에게 건넨 따뜻한 용서 한마디, 곁에 있는 이에게 건넨 다정한 눈빛 한 번이 쌓여 훗날의 당신을 더욱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부디, 당신 안의 세 사람(P, A, C)과 매일 더 다정하게 대화하며 친해지길 바랍니다. 그 친밀함이 당신의 모든 관계 속에 봄햇살 같은 자유를 가져다주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 주세요.
당신은 이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I'm OK, You're OK.)
[참고 자료]
Berne, E. (2009). 『심리 게임: 교류 분석으로 읽는 인간 관계의 뒷면』 (조혜정 역). 교양인. (Original work published 1964 as Games People Play)
Stewart, I., & Joines, V. (2016). 『현대의 교류분석』 (제석봉, 최외선, & 김갑숙 역). 학지사. (Original work published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