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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로 WARO Apr 25. 2018

살다보니 제주는 이렇더라 - 괸당편

어느덧 3년째 제주살이

이 글은 Waro의 에디터 '쇼남'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어느덧 35살, 젊은 친구들이 보기에는 '아재'라는 칭호도 과분한 노땅.
이제 갓 35살, 어르신들이 보기엔 한창 혈기왕성한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나이.

내가 지금 그런 나이다. 사회적인 시선과는 별개로 뭔가 활기차고 화려했던 내 삶이
슬슬 시들시들 해짐을 느끼는 그런 나이.

나는 언젠가부터 제주에 살고 있다. 제주살기, 다음달이면 벌써 3년차다.
제주에 사는 것이 부럽다고들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다.

일어나 눈을 뜨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운동을 한다거나 술을 마시고
가끔은 고사양 컴퓨터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서울에 있을때 보다 약간 더 숙면을 취한다거나, 
출퇴근 길에 멋진 바다가 펼쳐져 있다거나,
커피를 마시며 기지개를 켜는데 한라산이 보인다거나,
불필요한-만나기 싫은- 저녁 약속이 생길 일이 없다거나,
하는 디테일한 장점은 괄호 처리 하겠다.)


거짓말 약간 보태서 말타고 출근하는 중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지만,
처음 제주에 와서 지금까지 2년을 꽉꽉 채워 살며
내가 느꼈던 제주만의 흥미롭고 재밌는 (별로 재미없더라도 신기한) 점들을 얘기 해보고자 한다.

그 첫번째는 괸당.
*괸당 : 서로 사랑하는 관계 즉 혈족, 친족을 의미하는 단어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만,
넓게 해석 하자면 먼 친척부터 동네 친구,
혈연, 학연, 지연을 총 망라한 '굳이 따지자면 내 편, 

내 바운더리에 들어 있는 쪽' 이라고 해석하면 될 듯 하다.


식게(제사) 먹으러 오라


육지에서는 제사에 가까운 친척들만 참여하지만,
제주에서는 가까운 친척은 물론 근방에 거주하는 아주 먼 친척이나
가까운 친구들까지도 불러서 제사를 지내고 식사를 하곤 한다.
식게를 먹으러 갈때는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술이나 쌀, 빙떡이나 상웨떡(제사상에 올리는 보리떡)을 준비해서 간다.
요즘에는 일사편리 돈봉투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괸당이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도는 이웃문화를 중요시 한다.
쉽게 해결되지 않았던 일들도 사람을 통해서라면
너무나 쉽게 해결이 되곤한다.
옛 제주의 돌집, 농가주택을 구할 때도 백날 부동산을 다녀봐야
동네 이장님을 찾아가는 것이 훨씬 빠르다.

그래서 그럴까 ? 제주도 읍면리 지역에서 어른들을 뵐때는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
어느 동네, 어느 학교, 부모님은 누구, 무슨 일을 하시냐 등등을 자세히 묻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 접하면 뭐랄까 경쟁사회(서울)에서 벗어나 제주를 왔더니 여기도 똑같구나 ! 라고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는 호구조사 하는것이 아니라 어느 집의 누구인지 알아내어
도움을 주거나 혹은 행동에 실수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제주도가 섬인지라 물리적으로 단절되고 폐쇄적인 사회를 이루기 있기 때문이라고..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본 괸당에서 비롯된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육지에서 제주로 내려와 운동을 하려고 조기축구회를 알아봐도
운동장은 있는데 조기축구회를 모집을 한다는 그 흔한 플래카드 하나 찾을 수가 없었다더라.
그러다가 빌라 반상회에 나가서야 조기축구회가 존재하며 알음알음으로 회원 모집도 하고 있다고.
빌라 주민분께 부탁해서야 조기축구 회원분과 연락을 할 수 있었고,
뭐하는 사람들인지 신분 확인을 거친 후에야 조기축구 총무회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고ㅋㅋ

제주는 섬사람과 육지사람들이 구분되어 있는 섬나라였다.


이제는 방송을 통해 익숙해진 '육지것들'이라는 표현이 말해주듯이
제주는 섬사람과 육지사람들이 구분되어 있는 섬나라였다.
처음 입도를 했다면 그 로마에 가서 로마법을 따르듯이
동네의 규율에 맞게 잘 어울리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경계를 할 수 있지만, '내 이웃'으로 인정 받는 다면
순수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 사람들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괸당에 관련된 소소한 TIP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1. 이웃이 집들이를 초대 한다면 무조건 참석해라.
당신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이니
이를 거절하면 '난 그럴 생각 없어요'의 의사표현으로 받아들여 질수 있다.
이때는 빈손으로 가지 말고 적당히 (돈)봉투를 준비해서 전달 할 것.

내용 참조 : 제주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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