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눈물샘은 다 말라버렸다, <폭싹 속았수다>

by wasteur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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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드라마는 나를 회당 한 번은 울렸으니 적어도 열여섯 번은 울린 셈이 된다. 눈물이 나지 않은 에피소드가 없었고, 그 안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어찌나 눈물샘을 자극하는지 올해 쏟을 눈물을 다 쏟은 것만 같다. 부모를 향해 짜증내면서 눈물을 쏟는 금명이처럼 나는 드라마를 향해 짜증을 내면서 눈물을 쏟았다. 사람을 이렇게 하염없이 울리면 어쩌나.


아무래도 부모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고 슬프다. 이렇게 부모의 마음을 자세히 보여주면 차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다. 그럴 나이가 되어 그런 것은 아니고,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금명이처럼 숱하게 짜증을 내면서 살아왔다. 금명이가 애순과 관식에게 짜증을 내면서 울 때면 덩달아 울었다. 우리 엄마도 저렇게 서글펐겠다고 생각하면서, 만사에 툴툴대는 아빠가 내 잔소리에 삐죽대며 내쉬는 한숨을 생각하면서 울었다.


저마다 다른 일을 떠올리며 운다. 누구는 동명이를 끌어안고 넋이 나간 애순이를 보며 울고, 누구는 애순에게 전복을 구워주며 엄마가 죽으면 작은 아버지한테 가라고 말하는 광례를 보며 운다. 나는 누워 있는 관식을 향해 미안하다며 엉엉 우는 금명이를 따라 엉엉 울었다. 문득 어느 날들이 스쳐서 울었다. 매일 보고 싶은 엄마가 더 보고 싶은 밤이었다.


각자의 사연을 대입하게 만든다. 모두의 마음 구석에 파편처럼 흩어진 기억을 불러 모은다. <폭싹속았수다>는 세상에 하나쯤은 존재할 이야기를 모두 모아 만든 것이다. 이미 떠나 가슴으로만 불러야 하는 부모를 떠올리며, 멀리 떨어져 가끔 전화로나 안부를 묻는 부모를 떠올리며, 같이 거실에 앉아 함께 TV를 보고 있는 부모를 바라보며 반드시 하나는 떠오르게 만드는 에피소드를 똘똘 뭉쳐 만들었다.


충섭에게 자신의 천국을 준다는 관식의 말처럼 내가 그들의 천국인지, 그들도 그들의 부모의 천국이었는지 하는 생각을 곱씹게 된다. 눈물 콧물 쏙 빼면서 나는 정말로 그랬는가, 우리 엄마 아빠는 어땠을까 내내 생각한다, 정말로 그랬고, 그러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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