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老, Till We Meet Again)
감독 구파도
배우 가진동, 송운화, 왕정
※개봉 전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초청받아 시사회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네이버 평점 : 6.85 / 10 (네티즌 평점 기준 참여인원 205명)
왓챠 평점 : 2.9 / 5 (참여인원 516명)
개인 평점 : ⭐️⭐️⭐️⭐️ (4/ 5) (왕정의 매력에 +0.5점)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리뷰 3줄 요약
1. 신과 함께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 주연 배우들의 비주얼이 훈훈함
3. 과한 판타지, 과한 로맨스가 결합된 영화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면 Good)
우리나라에서 대만 로맨스 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올 것 같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구파도 감독의 영화다. 이후 배우를 소개할 때 이야기하겠지만 남주 역시 같은 배우이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은 주인공 캐릭터가 비슷해 보이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감독 특유의 B급 유머가 곁들여져 있다. 이 부분이 영화의 호불호를 가르는 요소들 중 하나인데, 개인적으로 유머는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설정들은 꽤 눈길이 가는 편이다. 구파도 감독은 영화감독 이전에 소설가로 먼저 데뷔했고, 대부분 본인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해당 영화 역시 <월노>라는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 가진동은 앞서 이야기했듯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데뷔해 한순간에 유명해진 배우다.
데뷔작이 대만 대표 청춘 로맨스물이기 때문에 아주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자 주인공 중 송운화는 최근에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나의 소녀시대>에 출연했었다.
역시 믿고 보는 청춘 로맨스의 대표 배우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공포영화인 <반교 디텐션>에 나왔던 왕정은 처음 알게 된 배우였는데, 처음 봤을 때는 가수 윤하가 출연한 줄 알았을 만큼 닮았다.
셋 모두 훌륭한 연기력은 물론이고 각각의 캐릭터가 굉장히 선명하고 매력 있게 잘 표현되어서 영화에 재미를 더했다.
포스터에도 적혀있듯이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라고 소개된다.
하지만 포스터 분위기나 출연진들의 면면을 보면 로맨스 영화에 더 가까워 보인다.
대만에서는 원작 소설 제목을 따라 <월노>로 개봉했지만 국내에서 바꾼 제목도 로맨스스럽지 않은가? (물론 아주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감독이 소설을 영화화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가 한국 영화인 <신과 함께>를 보고 나서 였다고 한 만큼 생각보다 판타지 영화이다.
국내 관객이라면 보는 내내 신과 함께가 떠오를 만큼 비주얼이나 설정 측면에서 많은 모티브를 가져왔고, 생각보다 진하게 들어가 있는 판타지 스토리가 로맨스만 볼 생각으로 온 관객에게는 많이 과한 편이다.
심지어 감독의 전작이 공포물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흠칫할 비주얼이나 장면들도 있어서 그런 부분들은 내가 지금 같은 영화를 보고 있던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아주 절절한 로맨스 영화이다.
그 로맨스 부분이 적당히 슬프고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쓸쓸해서 아주 재밌었다.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스포일러 포함
<만년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다.
왜냐하면 몇몇 포인트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다른 몇몇 포인트는 억지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싫은 부분이 더 크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비슷한 장면들이 거슬릴 것이고, 좋은 부분이 이런저런 단점에도 꽤 재밌게 보고 나올 수 있는 영화였다.
우선 감독이 <신과 함께>를 보고 영화화를 마음먹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 있어서 여러 포인트가 <신과 함께>스럽고 생각보다 다이내믹하고 더 어두운 분위기로 등장하는 영화 속 악역은 해당 영화가 과하게 느껴지는 대표적인 부분이다.
거의 공포영화급 비주얼과 저주 가득한 서사를 품고 있는 악당이 만년을 기다릴 만큼 순애보적인 로맨스와 결합되니 마치 2가지 영화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는 느낌이 들고 그러한 악당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마땅히 납득되지 않고 거기서 펼치는 남자 주인공의 역할도 모호하기 그지없다.
개인적으로 저승 파트에서 좋았던 건 월노(붉은 실로 사랑을 이어주는 존재들)뿐이었다. 하지만 그 월노들의 이승 등장 씬이라던가 이후 여자 주인공에게 붉은 실 챌린지(?) 등을 펼치는 장면들이 굉장히 밝고 톡톡 튀는 분위기가 있어서 저승의 다른 설정을 덮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월노들의 분위기가 약간은 일본 영화스러운 느낌도 들면서 영화 중반 분위기를 끌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로맨스 부분은 누구든 눈물을 흘릴 법한 절절하고 빛나는 순애보적 사랑을 다루기 때문에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캐릭터는 주인공 샤오룬의 월노 파트너인 핑키이다.
굉장히 비 현실적인 로맨스와 저승 판타지 사이에서 약간은 비참하고 귀엽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다. 하지만 내용의 포커스가 너무 샤오룬과 샤오미를 중심으로 짜여있어서 핑키라는 캐릭터나 배우는 굉장히 매력 있었지만 소비되는 방식은 조금 아쉬웠다.
핑키랑은 반대로 작은 역할이지만 비중 있게 등장한 캐릭터는 샤오룬의 강아지 아루이다. 감독이 실제로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깊어서 영화 크레디트를 보면 여러 스태프들의 반려동물들과 함께 한 사진들이 나온다.
그리고 극 중에서도 아루는 주인을 닮은 듯 정말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귀여움과 애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나도 찡했을 포인트들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대만에서 흥행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아주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고, 어찌 보면 판타지와 로맨스가 아주 듬뿍 담겨서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할 뻔했지만 나름의 진한 매력을 담아내는 것에는 충분히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약간은 롤러코스터 같으면서 동시에 대만 특유의 햇살 같은 로맨스 영화를 찾는다면 몹시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