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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계채널 이은경 Oct 10. 2021

손흥민의 파텍 필립 노틸러스, 팩트는?

노틸러스 문 페이즈가 아니라 노틸러스 5711/1A 블루, 이것이 팩트!


축구선수 손흥민의 이름이 연일 각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전에서 결정적인 골을 성공시킨 그의 범접할 수 없는 축구 실력부터 모 걸그룹 멤버와의 열애설 그리고 그가 차고 있던 시계까지... 손흥민에 대한 기사가 연일 포털 사이트의 인기 기사로 랭크되어 있다.  


수많은 기사 중에서 ‘축구스타’ 손흥민, 2억 원대 초고가 명품 시계 착용 후 귀국... “역시 영 앤 리치”라는 제목의 기사를 클릭해 보니, 지난 10월 5일 인천 국제공항으로 귀국할 당시 그의 손목에는 유독 눈에 띄는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시계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먼저 회자되었고, 곧바로 기사화되기 시작했다. 


시계채널은 귀국 현장 영상이 아닌 포털 사이트의 상위에 랭크된 관련 기사를 보고 이 소식을 접했다. 그런데 자주 그렇듯, 거의 모든 기사에서 시계에 관한 정보가 틀렸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1/10/09/JJLZBS26KNEPFDKEWVIM355ZJ4/

https://www.insight.co.kr/news/361725

기사에는 그의 손목시계 가격과 스포츠카 한 대 가격이 맞먹는다고 언급했고, 손흥민 선수가 찬 시계는 바로 '파텍 필립 노틸러스 청판 문 페이즈'라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시계는 파텍 필립 노틸러스는 맞지만, 문페이즈 모델은 아니다. 

노틸러스에는 문 페이즈 모델은 있지만, 기사에서 예시로 든 시계 모델은 애뉴얼 캘린더다. 


그런데, 친절하게 그의 손목을 캡처해 둔 화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시계의 다이얼에는 시, 분, 초 핸즈와 날짜창만 있을 뿐이다.  달의 월령을 보여주는 문 페이즈는 시계 다이얼의 6시 방향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시계에는 문 페이즈가 아예 없다. 


누가 처음에 이 시계를 파텍 필립 노틸러스 청판 문 페이즈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손목 부분까지 확대한 사진을 기사에 실으면서, 다른 모델일 수 있다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뿐이다.



손흥민 선수가 찬 시계는, 노틸러스 5711/1A 

손흥민 선수가 찬 시계는 노틸러스 5711/1A 모델이다. 아쉽게도 이 시계는 지금 단종된 상태다. 

2006년 노틸러스의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처음 출시된 노틸러스 5711/1A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블루 다이얼이 특징이었던 초기의 점보 모델을 재현한 것이었다. 


1976년 노틸러스 3700/1A와 노틸러스 5711/1A 



손흥민 선수의 시계 관련 기사를 앞다투어 소개한 여러 매체에서 언급한 '노틸러스 청판 문페이즈'라는 모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시계다. 



바로 이 시계의 정확한 이름은 노틸러스 Ref. 5726/1A-014로, 문 페이즈 기능은 있지만, 애뉴얼 캘린더와 문 페이즈가 동시에 탑재된 컴플리케이션 시계다. 문 페이즈 기능이 있으니, 문 페이즈라고 불러도 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퍼페추얼 캘린더나 애뉴얼 캘린더가 장착된 시계에는 문 페이즈도 함께 장착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노틸러스 애뉴얼 캘린더' 또는 '노틸러스 5726'이런 식으로 부르는 것이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 선수가 착용한 5711/1A 블루 다이얼은 현재 단종된 모델이다. 


리테일 가격 4000만 원 선이지만, 리세일 마켓에서 1억 5천만 원대에 거래되는 이 시계는 단종되기 전부터 구하기 매우 어려운 시계로 유명했다. 애뉴얼 캘린더나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탑재된 컴플리케이션 모델보다, 시, 분, 초와 날짜만 알려주는 심플한 버전, 그것도 골드 소재보다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의 5711/1A가 노틸러스 모델 중에서는 가장 구하기 어려웠다. 


리테일 가격보다 몇 배가 비싸게 거래되는 노틸러스 5711 블루 다이얼 버전을 단종시킨 파텍 필립은 2021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그린 다이얼의 새로운 노틸러스 5711을 선보였다. 


파텍 필립 노틸러스 5711/1A-014 GREEN


 파텍 필립 노틸러스 5711/1A-014 그린은 직경 40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올리브 그린 다이얼이 특징이다. 선버스트 올리브 그린 다이얼 전체에는 수평 줄무늬를 양각으로 새겼으며 그 위에 심플한 자리한 바통 인덱스와 핸즈는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제작하고 슈퍼 루미노바를 적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이 시계는 지난여름에 열린 안티쿼럼 경매에서 32만 유로에 낙착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리테일 가격이 3만 유로 초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10배도 넘는 금액에 낙찰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 안티쿼럼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닐 패키지도 뜯지 않은 매우 레어 한 경우라는 특수성도 낙찰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테지만, 출시된 지 100일도 채 안된 시계가 경매에 나온 것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두족류 연체동물의 하나인 앵무조개를 의미하기도 하고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고전 과학소설 <해저 2만 리>에 등장하는 잠수함의 이름이기도 한 노틸러스는 파텍 필립의 여러 시계들 중에서도 특히 더 인기 있는 모델이다. 


주급으로 3억 원 이상을 받는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이 차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아마도 이 시계는 앞으로 더 인기가 올라갈 것이다. 그 전에도 넘사벽이었지만, 이제는 더 넘사벽이 된 노틸러스는 해저 2만 리에만 존재하는 시계 같다. 





파텍 필립 노틸러스 컬렉션에 관한 더 상세한 정보는 '아이코닉 워치 북'에 나와 있습니다. 아이코닉 워치 북 구매하기 https://smartstore.naver.com/montres-store/products/547212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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