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쿠르베와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재현하다
시계애호가라면, 2021년은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컬렉션 탄생 90주년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리라 예상한다. 1931년, '크레이들(Cradle)안의 케이스를 뒤집을 수 있는 손목시계'로 특허를 받으면서 출시된 리베르소는 격렬한 스포츠로 알려진 폴로 경기를 견딜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되었다. 올해 예거 르쿨트르는 브랜드의 대표적인 타임피스인 리베르소 컬렉션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6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리베르소 히브리스 메카니카 칼리버 185’를 포함한 여러 점의 리베르소를 선보였다.
지난 10월 20일에는 3가지의 특별한 리베르소를 새롭게 공개하며 또 한 번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현대미술계에서 명성이 높은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등 3명의 거장이 남긴 작품을 에나멜링 기법과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재현한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를 선보이며 리베르소 컬렉션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1936년 케이스 뒷면에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을 적용한 리베르소를 처음 선보인 예거 르쿨트르는 1990년대 자체 에나멜링 아틀리에를 설립했고, 현재까지 에나멜링 아틀리에를 보유한 몇 안 되는 매뉴팩처 중 한 곳으로 남아 있다. 메종의 에나멜링 아틀리에는 1996년 이후 리베르소 케이스 뒷면의 작은 공간에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거장들이 남긴 작품들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다.
에나멜링 기법으로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한다. 마스터 에나멜 장인들은 화가의 그림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과정에서 시계 다이얼이라는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원작과 정확히 일치하는 컬러까지 표현해내야한다. 또한 에나멜 안료 특성상 가열한 뒤 어떤 컬러로 나올지 예측할 수 없기에 오로지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는 가로세로 27.4×45.6mm 사이즈의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제작되었다. 다이얼은 모델에 따라 미스티 그레이 블루 또는 그린 컬러가 적용되었으며, 모델에 따라 각기 다른 기요셰 패턴을 새겨넣었다. 특히 이 시계에 새긴 기요셰 패턴은 100년이 넘은 엔징터닝 기계를 사용해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다이얼 뒷면에는 메종의 매뉴팩처 전문가들이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숨기거나 드러내는 리베르소만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해 수십 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발견된 3가지 매혹적인 그림을 새겼다. 19세기 귀스타브 쿠르베의 사실주의를 시작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후기 인상주의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표현주의와 실험적 정신이 담긴 작품들을 재현하기 위해 그랑 메종의 마스터 에나멜 장인들은 80시간이 넘는 작업 시간을 거쳐 각 타임피스를 완성했다.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19세기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는 풍경화부터 인물화, 자화상 등에 이르기까지 다소 과감하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1873년 고국인 프랑스에서 추방당한 그는 스위스의 레만 호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인 브베(Vevey)에 정착했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레만 호 해안가의 전경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호수 위로 구름과 햇살이 비치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레만호의 풍경>은 그가 생을 마치기 전에 남긴 마지막 작품 가운데 하나다.
<레만 호의 풍경>은 1892년 한 시민에 의해 프랑스 노르망디의 그랑빌 박물관(Musée du Vieux Granville)에 기부되었지만 당시 진품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박물관의 지하로 옮겨진 이 작품은 오랜 세월 동안 잊혔다가 2017년 이곳을 방문한 큐레이터에 의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또 한 번의 검열을 거친 뒤 진품으로 인정받았다. 쿠르베의 작품이 새겨진 리베르소는 미스티 그레이 블루 다이얼에 세련된 헤링본 패턴의 기요셰 인그레이빙이 더해진 다이얼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1888년 프랑스 남부에 터를 잡은 빈센트 반 고흐는 새로운 스타일의 시각적 표현에 과감히 도전했다. 이 시기에 일상적인 여름날의 저녁 풍경을 묘사한 <해 질 녘 몽마주르에서>는 프로방스 지역의 고유한 식생과 해질 녘온대지를짙게물들이는풍부한 황금빛 색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해 질 녘 몽마주르에서>는 다른 작품과 달리 빈센트 반 고흐의 고유 서명이 누락되어 진품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를 소유하던 컬렉터 또한 자신의 다락방에 작품을 보관하는 바람에 세간에 오랫동안 잊혔다. 이후 2013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 측에서 빈센트 반 고흐가 1888년 7월 4일에 작성한 편지를 기반으로 작품을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진품으로 밝혀졌다. 메종의 장인들은 원본에 표현된 압도적인 원근감과 반 고흐만의 고유한 붓 자국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캔버스 위에 우뚝 솟아오를 만큼 두꺼운 붓 자국을 남기는 임파스토(Impasto) 기법을 에나멜로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었기에 착시현상을 만들어 그림을 완성했다. 이 시계는 선레이 패턴의 기요셰가 새겨진 그린 에나멜 다이얼이 매치되어 원작을 가득 채운 황금빛 및 적갈색과 우아한 대비를 이룬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생을 마치기 한 해 전에 그린 <여인의 초상>은 자신이 완성한 작품 위에 다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이중’ 자화상이다. 클림트가 생전에 열렬히 사랑했던 한 여성은 그에게 수많은 영감을 안겨주었지만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했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여인의 초상>을 다른 여성의 그림으로 뒤덮었다.
이탈리아의 북부 도시인 피아첸차(Piacenza)에 위치한 리치 오디 미술관(Richic Oddi Modern Art Gallery)이 1925년부터 소장하고 있던 이 작품은 1997년에 새로운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난당했다. 이후 약 23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이 그림은 2019년경에 갤러리의 정원에서 완벽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메종의 장인들은 원작과 같은 그린 컬러의 배경 위에 여인의 우아한 자세와 세련된 의상 등 작은 디테일까지 완벽히 재현했다. <여인의 초상>이 담긴 리베르소는 발리콘 기요셰 패턴위에 그랑 푀 에나멜을 장식한 은은한 그린 컬러 다이얼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새로운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는 각 모델별로 10점씩 한정 생산되었으며, 블랙 컬러의 악어가죽 스트랩과 함께 출시된다.
시계 백문 백답 플러스 https://smartstore.naver.com/montres-store/products/6068882515
아이코닉 워치 북 https://smartstore.naver.com/montres-store/products/5472124905
롤렉스 오이스터 북 2021 https://smartstore.naver.com/montres-store/products/5936073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