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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 256억원을 기록한 파텍 필립 Ref.1518

필립스 박스 앤 루소 ‘디케이드 원(2015–2025)’ 경매

by 시계채널 이은경

지난 11월 8, 9일 스위스 제네바의 호텔 프레지던트(Hotel President)에서 열린 필립스 박스 앤 루소(Phillips in Association with Bacs & Russo)의 ‘디케이드 원(2015–2025)’ 경매가 시계 경매 역사상 최고의 매출 총액을 기록했다. 총 한화 약 1,205억 원(66,815,725스위스프랑)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이번 경매에는 207점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100%의 낙찰률을 달성했다.

필립스 디케이드 원 경매-썸네일.jpg 파텍 필립 Ref.1518 스테인리스 스틸의 경매를 진행 중인 오렐 박스(Aurel Bacs)

특히 경매 전부터 화제를 모은 1943년에 제작된 파텍 필립 Ref.1518의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은 한화 약 256억 원(14,190,000스위스프랑)에 낙찰되면서 역대 파텍 필립 빈티지 손목시계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시계는 전 세계에 단 4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지면서 2016년에 진행된 경매에서 한화 약 200억 원(11,000,000스위스프랑)에 낙찰된 바 있으며, 지난 8일 판매된 모델은 그 중에서도 첫 번째로 제작됐다. Ref.1518 스테인리스 스틸의 경매는 9분 28초 동안 진행됐으며 현장과 전화 입찰을 통해 다섯 명의 입찰자가 경쟁을 벌인 끝에 전화 입찰자에게 낙찰됐다.

필립스 디케이드 원 경매-Patek Philippe Stainless-Steel Ref. 1518_2.jpg 파텍 필립 Ref.1518 스테인리스 스틸

두 번째로 높은 가격에 낙찰된 출품작 역시 파텍 필립 Ref.1518의 핑크 골드 버전이었으며 이 시계는 1947년 작품으로 한화 약 64억 3,000만 원(3,569,000스위스프랑)에 판매됐다. ‘핑크 온 핑크(Pink-on-Pink)’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 모델은 단 15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이 외에도 16점의 파텍 필립 타임피스로 구성된 저명한 수집가 에른스트 슈스터(Ernst Schuster)의 컬렉션은 총 한화 약 60억 8,000만 원(3,373,930스위스프랑)의 매출을 거둬 사전 예상 하한가의 4배에 달하는 결과를 얻었다. 컬렉션 중 최고의 출품작은 유서 깊은 스위스 명품 리테일러인 ‘괴벨린(Gübelin)’ 서명이 새겨진 1983년 제작 파텍 필립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Ref.2499/100로 한화 약 24억 원(1,330,500스위스프랑)에 낙찰됐다.

필립스 디케이드 원 경매-파텍필립 Ref 2499.jpg ‘괴벨린(Gübelin)’ 서명이 새겨진 파텍 필립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Ref.2499/100

여러 점의 파텍 필립 걸작이 판매됐던 이번 경매에선 인상적인 롤렉스 모델도 함께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약 1967년 제작된 옐로 골드 케이스와 샴페인 다이얼을 갖춘 롤렉스 ‘폴 뉴먼 데이토나’ Ref.6239는 한화 약 19억 4,000만 원(1,079,500스위스프랑)에 거래됐다. ‘폴 뉴먼 데이토나’는 배우 폴 뉴먼(Paul Newman)이 즐겨 착용하던 이그조틱 다이얼을 갖춘 데이토나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옐로 골드 케이스와 샴페인 다이얼 사양은 ‘골든 파고다(Golden Pagoda)’라고도 불리는데 해당 사양은 이번 경매를 통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필립스 디케이드 원 경매-LOT 34 - Rolex Cosmograph Daytona ‘Paul Newman’골든 파고다.jpg 롤렉스 Ref.6239 ‘골든 파고다’

‘디케이드 원(2015–2025)’ 경매에서는 페르디낭 베르투, F.P. 주른 등 혁신적인 독립 시계 브랜드의 작품들까지 폭넓게 거래됐다. 최근 제작된 페르디낭 베르투의 유니크 피스인 ‘네상스 뒤느 몽트르 3(Naissance d’Une Montre 3)’은 한화 약 22억 9,300만 원(1,270,000스위스프랑)에 판매되며 브랜드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 수익금의 일부는 전통 워치메이킹 기술 보존에 헌신하는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필립스 디케이드 원 경매-페르디낭베르투.jpg 페르디낭 베르투 네상스 뒤느 몽트르 3(Naissance d’Une Montre 3)

필립스는 2015년부터 시계 전문 컨설팅 회사인 박스 앤 루소(Bacs & Russo)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계 전문 부서 필립스 박스 앤 루소를 운영하며 주요 시계 경매를 개최해왔고 2017년 한화 약 260억 원(17,752,000미국달러)에 낙찰됐던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 Ref.6239의 경매를 성사시키는 등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시계 경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필립스 박스 앤 루소의 공로를 다시금 기념한 이번 경매에는 72개국에서 등록된 1,886명의 입찰자(온라인 입찰 1,718명 포함)가 참여했고 약 800명에 달하는 컬렉터와 애호가가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평균 낙찰가는 한화 약 5억 8000만 원(322,000스위스프랑)에 달했으며 총 12점의 시계가 각 100만 스위스프랑이 넘는 낙찰가를 기록하며 시계 경매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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