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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계채널 이은경 Jan 05. 2022

바쉐론 콘스탄틴의 DNA 헤리티지 전시회

266년 역사를 한 곳에서 

1755년에 설립된 바쉐론 콘스탄틴은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워치메이커 중 하나로 남다른 아카이브를 소유하고 있다. 21세기의 바쉐론 콘스탄틴은 브랜드의 역사적인 타임피스들을 현대적인 기술력으로 복원해 새롭게 선보이는 ‘레 컬렉셔너 투어’를 매년 진행하는 등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진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지난 12월 16일부터 17일까지 국내에서 메종의 역사적인 아카이브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DNA 헤리티지’ 전시회 또한 선보였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 스위스 대사관.


이번 전시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브랜드의 역사적 배경에 맞춰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서 진행되었다. 내부에 들어서면 원형으로 이루어진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 공간에는 1755년부터 2005년까지 약 250년 사이에 제작된 타임피스 12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바쉐론 콘스탄틴 DNA 헤리티지 전시회 내부 전경.


브랜드 설립자 장-마크 바쉐론이 제작한 실버 포켓 워치 Ref. 11109 (1755년)

첫 번째 쇼케이스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창립자인 장-마크 바쉐론이 제작한 실버 포켓 워치 ‘Ref. 11109’가 전시되어 있었다. 1755년에 완성되어 메종의 프라이빗 헤리티지 컬렉션 중 가장 오래된 포켓 워치인 Ref. 11109는 무브먼트에 장-마크 바쉐론의 서명이 새겨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Ref. 11109

직경 41mm 사이즈의 실버 케이스로 완성된 Ref. 11109는 섬세하게 작업된 핸즈 또한 돋보인다. 더불어 다이얼에는 시간과 분 인덱스가 표시되어 있는데, 시간은 안쪽에 로마 숫자로, 분은 바깥쪽에 새겨진 아라비아 숫자를 통해 각각 확인할 수 있다. 



골드 포켓 워치 Ref. 11956 (1825)

Ref. 11956

바쉐론 콘스탄틴은 1819년, 브랜드 설립자의 손자인 자크-바뗄레미 바쉐론(Jacques-Barthélémi Vacheron)이 프랑소와 콘스탄틴(François Constantin)과 만나 ‘바쉐론 콘스탄틴’이 되었다. 1825년에 제작된 Ref. 11956은 다이얼에 ‘Vacheron & Constantin’이 새겨진 메종의 초기 포켓 워치 중 하나다. 골드 소재 케이스에 화이트 컬러 다이얼이 매치된 Ref. 11956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브레게 핸즈가 장식되어 있다. 


블랙 ‘샹르베’ 에나멜링 백 케이스 포켓 워치 (1827년)

블랙 ‘샹르베’ 에나멜링 백 케이스 포켓 워치.


1827년에 제작된 이 포켓 워치는 ‘샹르베(Champlevé)’ 에나멜링 기법으로 완성된 화려한 백 케이스 디자인이 특징이다. 샹르베 에나멜링은 금속 플레이트를 원하는 형태의 윤곽만 남기고 정교하게 파낸 후 에나멜 안료를 채워 굽는 기법이다. 에나멜링 기법은 수년간의 훈련이 필요해 메종의 뛰어난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 



‘베르미첼리’ 핸드 인그레이빙 백 케이스 포켓 워치 (1856년)

‘베르미첼리’ 핸드 인그레이빙 백 케이스 포켓 워치

바쉐론 콘스탄틴이 1856년에 선보인 이 포켓 워치는 백 케이스에 ‘베르미첼리(Vermicelli)’ 인그레이빙이 더해진 점이 특징이다. ‘베르미(Vermi)’는 이탈리아어로 ‘벌레’를 뜻한다. 독특하면서도 개성 있는 백 케이스 디자인은 메종의 마스터 인그레이버가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한 것으로 적용된 모티프의 깊이를 0.1mm 까지 정확하게 작업했다.



미국 엔지니어 부대를 위해 제작한 스테인리스 실버 포켓 워치 (1919년)

미국 엔지니어 부대를 위해 제작한 스테인리스 실버 포켓 워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바쉐론 콘스탄틴은 미국 엔지니어 부대를 위해 특별한 포켓 워치를 제작했다. 당시 미국 엔지니어 부대는 스테인리스 실버 케이스, 온도 변화에 대한 저항력, 루미너스(Luminous) 핸즈, 직경 52mm와 같은 사양을 갖춘 포켓 크로노그래프를 수 천개를 주문했고, 이는 1920년까지 몇 차례 갱신되었다. 

미국 엔지니어 부대를 위해 제작한 스테인리스 실버 포켓 워치.


1919년에 제작된 이 포켓 워치는 미국 엔지니어 부대가 요청한 특징적인 요소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으며 다이얼에는 ‘Corps of Engineers, U.S.A and Vacheron & Constantin Genèv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한 포켓 워치의 백 케이스에도 ‘Corps of Engineers, U.S.A’가 장식되어 있다. 



울트라-씬 플래티넘 포켓 워치 (1931년)

 

울트라-씬 플래티넘 포켓 워치.

바쉐론 콘스탄틴은 울트라-씬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발휘하며 화려한 업적을 쌓고 있었다. 1931년에 제작된 이 포켓 워치는 당시 두께가 단 0.94mm에 달하는 울트라-씬 칼리버가 탑재되었으며 당시 포켓 워치 분야에서 새로운 신기록을 달성했다.



에르메스를 위해 제작한 손목 시계 (1931년) 

에르메스를 위해 제작한 손목 시계.


아르데코(Art deco) 시대의 우아함을 당시 시계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고도의 정확성을 갖춘 손목 시계는 현대 남성이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액세서리는 물론, 지위와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31년에 제작된 이 캘린더 손목 시계는 에르메스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백 케이스에 ‘Hermès’가 새겨져 있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매치된 실버 컬러 다이얼에는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레일로드 미닛 트랙, 날짜, 요일, 월 그리고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시계는 2005년에 진행된 경매에서 45만 스위스 프랑(약 한화 5억 7천만 원)에 낙찰되었다. 



설립 150주년 모델 (1936년) 

바쉐론 콘스탄틴은 1935년, 브랜드의 설립 150주년을 긴졈하기 위해 2가지의 특별한 타임피스를 선보였다. 150주년 주빌레 모델 중 하나인 이 시계는 일반적으로 포켓 워치에 사용되던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시계의 크라운이 12시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블랙 컬러의 ‘듀코(Duco)’ 다이얼은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의 화학회사인 듀폰 드 네무어(E.I. du Pont de Nemours and Company)가 발명한 물질로 완성되었다. 또 한 가지의 재미 있는 사실은, 바쉐론 콘스탄틴은 1952년까지 브랜드의 설립 연도가 1785년으로 알고 있었기에, 이 모델은 150주년 모델이 아닌 180주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크로노그래프 모델 Ref. 4178 (1942년)

 

‘Ref. 4178’은 메종의 가장 성공한 2가지 크로노그래프 모델 중 하나다. 독창적인 스타일의 라운드 케이스와 창의적인 러그 디자인이 특징이였던 이 시계는 193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제작되었으며 21세기의 시계 컬렉터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BIG 4” 정상 회담에서 헌정한 손목 시계 (1954년) 

(왼쪽부터) 당시 “BIG 4” 정상 회담에 참석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불가닌, 미국의 아이젠하워, 프랑스의 포레, 영국의 에덴


1955년, “빅 4(Big 4)” 정상 회담이라고 불리던 제네바 평화 회담이 개최되는 동안 제네바의 주요 인사들은 각 국가의 대표에게 바쉐론 콘스탄틴의 Ref. 6032를 선물했다. 


앙투안 피네(Antoine Pinay)에게 헌정했던 시계.


특히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모델은 프랑스 공화국의 장관 앙투안 피네(Antoine Pinay)에게 헌정했던 시계로 백 케이스에 ‘존경하는 프랑스 공화국 장관 앙투안 피네에게(A Son Excellence Monsieur Antoine Pinay Ministre de la Republique Francais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오버시즈 컬렉션 최초의 오토매틱 모델 (1996년) 

1996년 오리지널 오버시즈 모델과 1996년 당시의 오버시즈 광고 이미지.


바쉐론 콘스탄틴의 아이코닉한 스포츠 워치인 오버시즈는 1996년에 첫 선을 보였다. 럭셔리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가 큰 인기를 누리던 이 시기에 바쉐론 콘스탄틴은 말테 크로스 모티프가 적용된 독특한 디자인의 베젤이 장착된 오버시즈를 선보였고, 출시와 동시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또한 이 모델은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 기관(COSC)로부터 공식 크로노미터 등급 인증을 획득한 최초의 셀프 와인딩 칼리버로 구동되는 점이 특징이다. 


브랜드 설립 250주년 주빌레 모델 (2005년)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계는 메종이 2005년에 선보였던 250주년 기념 모델 중 하나다. 이 시계는 메종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아우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정교하게 폴리싱된 라운드 케이스 디자인, 수작업으로 완성된 기요셰 패턴 다이얼과 핸즈 등이 돋보이는 이 시계는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 핑크 골드 그리고 플래티넘 소재 등으로 제작되었다. 그중 전시회에서 소개된 옐로 골드 모델은 단 500점 한정 생산되었는데, 이 모델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프라이빗 헤리티지 컬렉션에 헌정하는 유일한 모델로 ‘뮤즈(Musé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1755년에 제작된 포켓 워치부터 설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주빌레 모델 등을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바쉐론 콘스탄틴의 DNA 헤리티지 전시회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메종의 워치메이킹 기술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266년 동안 이어진 메종의 역사를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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