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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칭 Jun 10. 2019

액션이 액션다워야 액션이지, 밤이 온다

무협액션을 그리워한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전설의 액션 영화가 바로 <레이드 : 첫번째 습격>이다. 레이드는 기존 영화와 다른 리얼함이 있었고 액션의 끝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투자로 제작된 <밤이 온다>는 레이드의 정통 후계자다. 



제목   밤이 온다(The Night Comes For Us)
연출   티모 차얀토 
각본   티모 차얀토
배우   조 타슬림, 이코 우웨이스, 줄리 에스텔 외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평점   IMDb 7.0  로튼토마토 88%  에디터 꿀잼



줄거리참혹한 학살의 현장. 폭력 조직 최고의 킬러였던 '이토'는 어린 소녀를 살려준다. 이 일로 배신자라 낙인찍힌 그는 조직의 표적이 된다. 끝없이 킬러들이 찾아오고 죽음의 위협에 쫓긴다.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찾아온 사신을 모두 죽이는 것뿐. 


진짜가 나타났다!

액션의 끝을 보여줬던 <레이드> [공식 홈페이지]

레이드는 헐리웃 영화같은 멋진 화면에 홍콩 느와르식의 스토리, 끝없이 이어지는 사실감 넘치는 액션은 단순히 액션영화로 부르기엔 모자랐다. 레이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였다.


레이드에 출연한 이코 우웨이스와 티모 차얀토, 조 타슬림은 감독 가렛 에반스와 함께 ‘가렛 에반스 사단’이라 불린다. 밤이 온다는 ‘가렛 에반스 사단’이 다시 모여 레이드보다 더 끝내주는 액션을 보여준다. 


폭발적인 액션 

배우 원빈의 마지막 작품 <아저씨> 액션을 기억하는가. 극도로 빠르고 단순한 동작을 빈틈없이 사용하며 일격필살로 악당들을 무찔렀던 이 무술의 정식 이름은 ‘실랏’이라고 하는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의 전통 무예를 발전시켜 살상력을 끌어올린 무시무시한 실전무술이다. 밤이 온다에는 실랏을 포함해 킬러들이 사용하는 독특한 살상무술이 끝없이 등장한다. 

전세계 여성들을 설레게 한 <아저씨> 명장면 [어포스픽쳐스]


뼈와 살이 타는 밤 


밤이 온다는 홍콩 느와르의 공식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거대한 폭력조직과 암흑가를 배경으로 주인공과 주변인물이 끈끈한 우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또,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격투에 격투를 이어간다.


이런 영화는 액션의 질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거나 뒤로 갈수록 더 강한 적이 나타나지 않으면 보는 관객들의 흥미를 붙잡기 힘들다. 하지만 밤이 온다는 너무나 영리하게 이 공식을 따른다. 관객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액션을 통해 레이드에서 얼마만큼 진화했는지 보여준다. 


잔인함의 미학 

이 소녀다... [넷플릭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혈육의 정을 이야기할 때 쓰지만 이 영화는 진짜로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모든 액션에서 끊임없이 피가 나오고 살이 튄다. 고어영화라 할만한 장면이 시종일관 이어진다. 육체가 부서질 때 뼈는 어떻게 부러지는지 사람 내장의 위치는 어디인지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럼에도 액션들의 합과 스타일리쉬함이 곁들여져서 그런지 잔인한 장면들에서 쾌감같은 것이 같이 느껴진다. 액션과 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극강의 서비스랄까?  


스토리가 꼭 필요해? 

오직 액션만 보면 된다 [넷플릭스]

이 영화에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싸나이들의 뜨거운 우정이 있고 조직의 배신자가 존재하며 어린 소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처절함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식상할 수도 있지만 밤이 온다는 그런 스토리와 개연성 중독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매력적인 캐릭터와 신박한 액션으로 끝까지 지치지 않고 달린다. 


액션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여성 킬러 vs 특수요원’의 격투다. 앞서 싸나이들의 뜨거운 우정이라 말했지만 이 영화가 언제 스토리따지는 영화였나? 그냥 “어떤 액션이 멋지냐? 누가 더 뼈와 살을 예술적으로 분리했냐?”에 따라 판가름될 뿐이다.


주인공인 이토와 에이리언의 마지막 한 판은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그 전에 등장하는 오퍼레이터(줄리 에스텔)와 킬러 알마(다이나 사스트로도요), 엘레나(한나 알 라시드)의 격투는 진짜 지릴 정도로 끝내준다. 

오퍼레이터 역의 줄리 에스텔. [넷플릭스]


어둠 속의 빛


한국의 장르물에 있어서 액션영화를 이야기하자면 조금은 아쉽고 식상한게 사실이다. 이 식상함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관객과 투자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밤이 온다처럼 끝장을 보는 과감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액션 영화는 스토리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너무 이것저것 담으려하는데 한 영화에 너무 다양한 것을 담을수록 장르적 쾌감은 줄어들게 되어있다. 액션이 액션다워야 액션아니겠는가? 그런면에서 밤이 온다는 액션영화의 교과서 같은 영화다. 레이드의 3편을 기다렸던 팬들에겐 한줄기 빛이 될 것이다.

TMI


1   오퍼레이터로 나온 줄리 에스텔은 레이드 2편에도 나온적 있다. 무시무시한 해머걸(망치)이 바로 그녀다. 
2   가렛 에반스 사단의 수장 가렛 에반스는 비슷한 시기 넷플릭스에서 ‘복수의 사도’를 감독해 선보였지만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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