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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아 Feb 11. 2022

나쁜 일이 내게 닥쳤을 때 그 일로부터 나를 지키는방법

1.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2021년 봄, 가까이 지내던 직장 동료 두 명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최근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얘기 중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죠? 너무 당황스러워요.”

“그러게요…. 너무하네요. 정말.”


우리는 말 없이 젓가락으로 샐러드 야채를 헤집었다.

내가 동료들에게 물었다.


“이런 일이, 그러니까 이렇게 힘든 일이 있을 때 보통 어떻게 회복을 하시나요?”


동료 1이 말했다.


“재밌는 걸 본다거나, 뭐 좋은 곳 가서 머리 식히고 쉬고, 맛있는 거 먹고. 아무 생각 없이 좀 있다 보면 나아지더라구요”


이해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동료 2가 말했다.


“깜깜한 방에서 누워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찬찬히 생각해봐요. 정리될 때까지. 뭔가를 알게 될 때까지. 길면 10시간이고 누워서 생각해요”


10시간이나 누워서 '생각'을 한다니,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었다.

'나쁜 일에 대해 생각하기'를 주구장창하는 건, 나만 그렇게 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내게 일어난 사건을 공부해야 할 전공서적마냥 들고 방에 갇힐 때가 있다. 그렇게 혼자 끙끙대고 있으면 나를 아끼는 주변 사람들 날 밖으로 끄집어 내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냥 다 잊고 훌훌 털어버리자”

“시간 지나면 다 추억이 되는거지 뭐”

“오래 전의 일이잖아”

“너무 생각하지 마.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다 맞는 말이다. 지나면 추억이 되고,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면 아무 일 없던 듯 뭐든 다시 시작할 것만 같은 희망찬 기분에 휩싸였다. 나도 평상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넷플릭스와 웃긴 예능 프로그램, 떡볶이, 친구들과의 수다로 털어버린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지 않은가? 한시도 잊히지 않고, 잠이 안 오는 밤이면 생각이 나고, 왜 그런 일이 나에게 있었는지 하늘에 물어서라도 알고 싶은 일 말이다. 어떻게든 교훈을 얻어서, 뭐라도 배우고 반성해서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밤새 나를 뒤척이게 하는 일.


그런 일을 숙제처럼 들고 방에서 오래 골몰하는 일은 외롭고 괴로울 때가 많아서 직장 동료2의 한 마디가 참 위로가 되었다.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고, ‘사건에 대해 생각하고 분석’함으로써 그걸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데 안도감이 들었다.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나와 동료2 외에도 그런 사람들이 한 명은 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두 명의 동지를 만난 김에 최근 내게 일어난 이 일을 요목조목 살펴보고 싶어졌다. 마침 백수도 되었겠다, 시간이 많아졌으므로 이참에 삶에 나타난 온갖 팠던 일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해보고 싶어졌다.


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제목: 나쁜 일이 내게 닥쳤을 때 그 나쁜 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

목적: 나쁜 일의 정체와, 내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나쁜 일로부터 독립하

과정:

1. 나쁜 일이 일어난 '기억'이라는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2. 나쁜 일의 정체를 파악한다.

3. 나쁜 일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흔적을 파악한다.

4. 나쁜 일과 나를 분리한다.


나쁜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생각과

나쁜 일이 내 삶에 나타났을 때 나의 마음에 대한 관찰,

그리고 회복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여름에 써놓은 글들을 2022년 봄맞이를 준비하며 정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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