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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noey Aug 20. 2023

UX 디자이너의 실전 커뮤니케이션 스킬

‘당당한 디자인 결정을 위한 9가지 방법’을 읽고


훌륭한 디자이너는 훌륭한 의사소통자다


디자이너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디자인 스킬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병아리 시절에는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잘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무리 깊은 뜻을 담아 만든 디자인도 모두가 보자마자 그것을 알기는 어렵다. 또한 개발과 달리 디자인은 시각적인 영역이라 그런지, 비(非)디자이너도 이런저런 피드백을 쉽게 줄 수 있고 그것이 때론 디자이너를 곤란하게 한다. 특히 이해관계자가 많고 서로 엮여 있는 조직일수록 디자이너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디자인을 지켜내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물론 디자이너의 관점이 항상 옳다는 말은 아니고 여러 관점을 수용하여 디자인해야 한다. 다만, 쏟아지는 피드백과 이런저런 의견에 휩쓸리다 보면 본래의 디자인 목적이 흐려지고 주체성을 잃기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쯤되면 그건 ‘내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길러야 할까? 전쟁터 같은 회사에서 묘하게 자기 의견을 잘 피력하고, 다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일을 굴러가게 하는 디자이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

그런 목마름이 있을 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당당한 디자인 결정을 위한 9가지 방법 : 가슴으로 낳은 내 UX 디자인 지켜내는 실전 의사소통 전략


인트로의 제목은 이 책의 목차 중 하나를 따온 것이다. 부제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책에서는 실무에서 흔히 마주치는 커뮤니케이션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한 예시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저자도 UX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정말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그만큼 실용적이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좋은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말만 잘하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는 아닐 것이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일단 좋은 디자인이 선행되어야 한다. 

저자는 모든 디자인은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문제를 해결한다.

둘째, 사용하기 쉽다.

셋째, 모두의 지지를 얻는다.


좋은 디자인을 위해 필요한 것

세 가지 사항에서 첫 번째, 두 번째는 사실 UX디자인에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제되어야 이것을 기반으로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디자인 작업을 할 땐 그 하나하나의 결정들의 내용과 그 이유를 의식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내가 이걸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그래야 그 내용을 기반으로, 디자인을 보여주는 자리에서 문제와 해결안을 연결해서 보여주며 설득할 수 있다.

UX디자이너들은 좋은 소통을 위해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

첫째,어떤 문제점을 해결하는가?

둘째,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셋째, 다른 대안 보다 나은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도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인 이직에도 도움이 된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것

그렇다면 세 번째, 모두의 지지를 얻는 것이 사실 디자이너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바로 그 부분일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일부러 동의나 승인이 아닌 지지support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나의 솔루션에 하나하나 동의하게 만들기보다는 나에 대해 지지해주는 환경을 만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더욱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솔루션을 제시하는 ‘나’를 신뢰하도록 납득시키고, 지지를 얻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다들 이해하고, 나의 전문성을 믿고, 내 선택을 지지해주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당연히 한 번에 되지 않을 것이고,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갈 수록 신뢰와 지지가 쌓여 점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쉬워질 것이다.


아래는 내 디자인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행동 방침 네 가지이다. (사실 책은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실전 의사소통 전략’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 이 역시 ‘의사소통’이라 회사에서 의사소통 잘하는 법이랑 비슷하다.)   

관련 지식을 표현한다

의도와 초점이 있는 디자인임을 표현한다

자신감을 표현한다

존중을 표현한다





성공적인 디자인 회의를 위한 체크리스트


책에서는 디자이너의 의사소통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클라이언트나 이해관계자에게 디자인을 발표하거나 그들과 논의해야 할 회의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이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체크리스트를 공유해본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관련 회의 이후 회고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왜 이런 항목들이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지는 책에서 자세히 확인하길 권장한다.




1. 회의 스킬 점검   

□ 시작할 때 회의의 목표를 세팅하고 시작했는가?

□ 집중력을 위해 논의 내용을 나누고 구획마다 명확히 전환했는가?

□ 회의 내용을 잘 기록했는가?

□ 회의 취지에 맞는 대화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는가?


2. 답변 전략 점검   

□ ‘감사, 반복, 준비’ 패턴을 활용해 단계별로 자연스럽게 답변했는가? 

ex. “의견 감사합니다. ~~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저희가 이렇게 결정한 근거를 더 세부적으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 아래 세 가지가 잘 드러났는가?

    1)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는가?

    2)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사용자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기)

    3) 왜 다른 대안보다 나은가? (비교 또는 프로토타입으로 효과를 보여주기)  

□ 전체적인 비즈니스 목표, 지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에 연결되었는가?

□ 사용자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미칠 영향을 설명했는가?


3. 전략 전달 기술 점검   

아래 기술을 잘 활용했는가?

□ 비교해서 보여주기

□ (이해관계자의 주장에) 대안 제시하기 

□ 선택권 주기(이해관계자의 주장에 따를 경우 잃을 것을 제시)

□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요청하기(중립의 태도를 유지) 

□ 결정을 보류하기


4. 메시지 점검   

아래와 같은 ‘잘 먹히는’ 메시지로 설득했는가? 

□ 비즈니스 측면: 목표에 도움이 됨 / 특정 use case를 용이하게 함 / 브랜딩과 연결됨

□ 디자인 측면: 일반적인 패턴임 / 유저 행동 패턴과 일치함 / 유저 flow를 자연스럽게 형성함

□ 연구 측면: 근거 데이터 / 테스트 결과 / 다른 연구 결과

□ 제약사항 측면: 자원 부족 / 기술적 제약 / 내,외부 기준(rule)에 어긋남


5. IDEAL 답변 점검   

□ 아래의 IDEAL 답변 공식에 따랐는가? 

1) Identify: 문제점 정의 
2) Describe: 솔루션 설명 
3) Empathize: 사용자에게 공감 
4) Appeal: 비즈니스에 어필 
5) Lock: 동의 구하기







최근 읽었던 UX 관련 책 중 가장 유용했던 책이어서 꼭 브런치에 소개하고 싶었다. UX디자이너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나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라면 모두 유용할 것 같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기획자들에게도 유용하지 않을지)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관련한 아티클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디자이너 입장에서 이럴 땐 이렇게 이렇게 해라, 라고 구체적으로 짚어 주는 건 많지 않기에 더욱 가려운 부분을 긁어 주는 듯한 책이었다. 매우 추천!


덧. 표지랑 제목만 바꾸면 좀더 잘 팔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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