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의 발견
"행복은 작고 소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 헤르만 헤세
예전에는 아내와 둘이 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 늘 조금씩 남았다. 나는 부드러운 닭다리를 좋아하고, 아내는 날개와 담백한 몸통살을 좋아했다. 남은 치킨 조각을 보며 "다음엔 작은 사이즈로 시켜도 되겠다"며 웃곤 했었다. 둘이서만 치킨을 먹던 그 시절은 여유롭고도 조금은 조용했다. 주말 저녁이면 우리는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치킨을 함께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간혹 먹다가 남은 치킨을 냉장고에 넣으며 다음 날 간식으로 다시 먹는 것도 나름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우리의 식탁 풍경도 달라졌다. 어느 날인가 가족 셋이 치킨을 시켰을 때였다. 처음에는 분명 늘 그랬듯이 남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한 마리의 치킨이 딱 맞게 사라졌다. 이 사소한 일이 내겐 뜻밖의 기쁨이었다. 치킨 한 마리를 다 먹었다는 사실보다도, 이제 우리 가족이 세 명이 되어 이 치킨 한 마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고 행복하게 다가왔다.
이제 치킨을 시킬 때면 내 앞에는 부드러운 닭다리, 아내 앞에는 바삭한 날개와 몸통살이 놓이고, 아이는 우리가 골라준 작은 조각을 양손으로 꼭 잡고 먹는다. 아직 어린아이가 입술을 오물오물 움직이며 치킨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먹을수록 아이의 표정에는 행복한 빛이 가득 차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부부의 마음에도 따스한 행복감이 퍼진다.
가족이 늘어나고 함께하는 삶의 모습이 이렇게 바뀌어가는 걸 보면 인생의 행복이 얼마나 소소하고 작은 일들 속에서 피어나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치킨 한 마리가 정확히 떨어지는 순간,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평범하고도 귀한 일상의 풍경이다.
가족이 생기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행복의 형태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치킨 한 마리를 딱 맞게 나누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더없이 소중한 행복이다.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함께 살아가면서 맞이할 많은 순간 중에, 이렇게 사소하지만 따뜻한 기억이 더 많이 쌓여가기를 바란다. 이 치킨 한 마리의 이야기가 먼 훗날 아이가 성장했을 때, 우리 가족에게 가장 따스했던 추억의 하나로 남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