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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와 기수는 동해상에서 핵폭발을 목격하곤 곧장 마카오로 돌아왔다. 기수는 돌아오자마자 마카오의 재산을 처분하기 시작했고 위조여권 등을 챙겨 며칠 안에 태국으로 갈 생각이었다. 기수는 예의상 딱 한번만 “같이 갈...래?” 하고 선화에게 물었지만 선화는 갈 생각이 없었다. 그보다 고려항공기를 터트린 사람들이 누구일지.. 선화는 그걸 알아볼 생각이었다.
기수는 이제 선화와도 인연을 끊을 생각이었다.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오래오래 살다가 늙어 죽고 싶었다. 철영, 선화, 현준... 뭐 이런 사람들과 엮이다간 마흔 살 넘긴 이후로 며칠 살아보지도 못하고 객사 할 것 같았다.
기수는 선화에게 2만 달러를 현금으로 줬다. 이걸로 무기를 사던 남자 만나 시집을 가던 알아서 하라고 하곤... 마카오여 안녕 하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문 앞에 서있는 철영을 보게 된다. 젠장...
기수는 선화에게 줬던 2만 달러를 다시 달라고 말했다.
***
나마하게. 그것은 일본 아키타 현 오가 시에서 열리는 전통 행사였다. 도깨비 탈을 쓴 청년들이 짚으로 만든 도롱이를 입고 손에는 식칼과 나무통을 든채 “우는 아이 없나?” 를 외치며 게으름뱅이를 혼내는 축제였다.
료칸 식구들과 현준은 나마하게 축제를 보러 시내로 나온다. 리에의 엄마인 시오리가 눈치를 줘서 리에는 현준과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리에는 처음으로 현준의 팔짱을 껴본다. 그때 였다. 현준의 머릿속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뒤를 따라오다 팔짱을 끼던 한 여자!
‘이건 누구지?’선화를 떠올린 현준은 혼란스러워 진다.
그리고 나마하게 축제가 절정에 이르면서 도깨비 복장을 한 청년들을 보는 현준은 자신이 도깨비 탈을 쓰고 북춤을 췄던 때와.. 누군가를 암살하기 위해 권총을 겨누던 때를 기억해 낸다.
“왜요? 뭔가 기억나는 게 있어요?” 곁에 있던 리에가 물었다.
“아니.” 현준을 고개를 젓고 급히 자리를 떴다.
하지만 리에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현준의 기억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었다.
***
승희와 준호는 일본에 도착한다. 승희는 무슨 이유에선지 아키타의 옛 추억을 더듬어 가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현준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승희는 준호와 함께 현준과 묶었던 료칸에 들른다. 준호는 승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준호 생각에 현준은 핵테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하지만 승희는 현준을 찾기 전 까진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만 했다. 준호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상현에게 현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현준은 그 날 밤, 리에가 주는 해열제를 입속에 물고 있다가 뱉었다. 그 약은 분명 효과가 있었지만 너무 깊은 잠을 유도했다. 현준은 왠지 잠을 깊게 들어선 안될 것 같았다.
새벽쯤.. 현준의 방문이 살며시 열렸다. 현준은 그게 리에라는 걸 확인하곤 잠이든 척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리에의 뒤로 한 사람이 더 들어왔다. 현준은 그게 리에의 아버지 코사쿠 란걸 알 수 있었다. 코사쿠에게선 언제나 사케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다.
“잠든게 확실 한가요?” 코사쿠가 리에에게 물었다.
“약을 먹였어. 아침까진 일어나지 않을거야.” 리에는 평소와는 다른 말투로 코사 쿠에게 대꾸했다. 부녀 관계의 대화라곤 여겨지지 않았다.
코사쿠에게 명령을 내리는 건 리에였다. 현준은 고민했다. 눈을 뜨고 왜 방에 들어왔는지 따져 물을까? 아님 못 본 척.. 그때, 열린 방문 밖에서 시오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차 소리가 들려요. 레이씨가 도착했나 봐요.”
‘레이? 어째서 레이가 나한테 연락도 없이?’ 의문의 상황에 몇 번이나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려 했지만 현준은 참았다. 잠시 현준을 지켜보던 코사쿠와 리에는 다시 방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십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레이가 현준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엔 소음기 달린 권총이 들려 있었다.
“미안해. 현준.”
레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들어 있는 현준을 향해 두 발을 발사했다.
시신을 확인하려는 듯 이불을 젖힌 레이는 경악했다. 현준이 없었다. 레이는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몸을 돌리며 총을 쏘려했다. 하지만 현준이 한 박자 먼저 레이의 손목을 잡아 치켜 올렸고.. 두발의 총알은 천장을 뚫고 들어갔다.
현준... 아니 켄은 분명히 들었다. 레이는 잠자고 있는 자신에 대고 ‘현준’ 이라고 말했다. 그 여자도 자신을 ‘현준’이라고 불렀다.
“현준! 대체 현준이 누구야?!”
레이의 권총은 방 한 구석으로 날라가 떨어졌고 현준은 레이 턱을 몇 번이나 가격하며 물었다. 저항할 의지가 꺾인 레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말해줄게. 니 이름은 김현준. 원래 NSS 였던 놈이지. 내일 아침이면 넌... 고려항공기를 핵폭발로 날려버린... 핵테러범이 돼 있을 거야.”
코사쿠가 권총을 들고 현준의 방으로 왔을때, 현준은 없었다. 레이는 상처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급히 전화를 찾았다. 블랙에게 현준이 기억을 찾고 있단 걸 알려야 했다.
현준은 아키타를 벗어나려 한다. 그러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모두 수상한 사내들이 보였다. 게다가, 아침 조간 신문에 현준의 몽타쥬와 함께 핵테러 용의자란 기사가 1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보통의 방법으론 아키타를 빠져 나가기 힘들었다.
현준은 일본 경찰과 아이리스 작전팀에 의해 쫓긴다. 산으로 그들을 유일한 현준은 하나하나 아이리스의 작전요원들을 제거하며 살아남았다. 그리곤 다시 코사쿠의 료칸으로 돌아간다.
현준은 코사쿠를 납치해 산속의 오두막으로 데려온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을 말하라고 코사쿠를 다그치지만 코사쿠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때, 오두막을 아이리스의 요원들이 포위한다. 그들은 엄청난 화력으로 오두막을 박살낸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빠져 나간 뒤였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설원을 누비며 쫓고 쫓기는 추격이 시작된다. 현준은 탈수를 막기 위해 눈을 먹으며.. 예전에 선화에게 쫓기던 자신을 기억해 낸 다. 선화... 그래 그녀의 이름은 선화였다.
“함께 해줘서 고마워.. 선화야.”
현준은 선화를 안아주며 했던 말을 떠올린다. 이 추격전에서 살아남으면.. 현준은 첫 번째로 선화를 찾겠다고 마음먹었다.
현준은 레이만 남긴 채 추격자 전부를 처치한다. 레이와 일대일의 승부. 지친 현준이었지만.. 기억이 하나하나 돌아올 때 마다 현준의 생존 본능 역시 강도를 더해 살아나고 있었다. 현준은 레이를 처치한다.
레이는 숨을 거두기 전에 현준에게 미안하다고 한 번 더 말한다. 현준은 레이의 휴대폰을 사용해 미스터 블랙과 통화 한다. 아직 기억의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은 현준은 미스터 블랙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미스터 블랙은 현준에게 만나자고 제안한다.
현준은 미스터 블랙을 만나기 위해... 북해도로 향한다. 그리고 한적한 별장에서 미스터 블랙을 만나게 된다. 현준은 경악한다. 미스터 블랙의 정체에 놀란 게 아니었다. 현준을 정말 놀라게 한 것은.. 미스터 블랙이란 남자의 옆에 서있는 다른 사람 때문이었다.
그녀는... 승희였다.
** 시놉시스의 마지막 장 **
- 편집을 하며 다시 읽어보니 이대로 만들어졌다면, 방송된 아이리스2 보다 좀 더 몰입도가 생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지요. 드라마는 '협업'
그래서 조만간, 이걸 소설화 해서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