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이 원카드 스토리텔링 팁
'캐릭터 vs 사건'
작가들은 종종 선택의 기로에 선다. "멋진 사건을 먼저 만들까, 아니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먼저 만들까?" 둘 다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콕 집어 뽑아야 한다면, 답은 명확하다.
캐릭터다.
왜? 주인공 없는 사건은 그냥 이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매일 보는 것들. 사고, 사건, 스캔들. 자극적이지만 금방 잊힌다. 그알 이나 궁금y가 더 재밌다.
반면 주인공 있는 사건은 서사의 핵심이 된다. 우리가 기억하고, 가슴에 새기고, 다시 보게 되는 이야기가 된다.
살인의 추억을 보자. 연쇄살인 사건 자체는 끔찍하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건 박두만이다. 범인을 잡겠다는 집념으로 시작해서, 결국 "평범한 얼굴"이라는 절망에 무너지는 형사. 사건은 미제로 남았지만, 박두만의 변화는 우리 가슴에 남았다. 만약 박두만 없이 그냥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전말"만 다뤘다면? 다큐멘터리는 될 수 있어도 드라마는 못 됐을 거다.그알 궁금y 더 잼 잼.
본 아이덴티티는 어떤가. 기억을 잃은 요원이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이야기. 스파이 액션이라는 사건은 이미 수백 번 나왔다. 하지만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가 있기에 달라진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을 안고 달리는 남자. 총격전과 추격전은 화려하지만, 우리가 진짜 보는 건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한 인간의 몸부림이다.
월E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쓰레기로 뒤덮인 디스토피아. 인류가 우주로 떠났다는 설정. 사건만 보면 SF 재난물이다. 하지만 700년 동안 혼자 쓰레기를 치우던 로봇 월E가 있기에 러브스토리가 된다. "이브~" 한 마디에 담긴 외로움과 그리움. 우리는 지구의 멸망이 아니라 사랑을 갈구하는 작은 로봇을 응원한다.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캐릭터와 사건은 떼려야 뗄 수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면 캐릭터다. 사건은 캐릭터를 드러내는 도구다. 캐릭터 없는 사건은 단순 이벤트다. 캐릭터 있는 사건은 서사의 핵심이다.
오늘 당신의 이야기를 점검해보라. 사건을 먼저 설명하고 있는가, 주인공을 먼저 보여주고 있는가? 주인공 없이도 그 사건이 흥미로운가? 만약 그렇다면 위험하다. 당신은 뉴스니 그알 굼금y를 쓰고 있는 거다. 드라마가 아니라. 번지수 잘못 찾았다.
주인공을 먼저 세워라. 그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그를 가로막는지. 그걸 먼저 보여줘라. 그러면 사건은 저절로 의미를 갖는다.
*부록 / 오늘의 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