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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Jun 29. 2024

찰나의 행복

17시 59분부터 애플워치와 컴퓨터 그리고 아이폰의 시계만 뚫어지게 본다. 50초부터는 몸부림을 치면서 퇴근카드를 찍을 준비를 하고,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서서 지하철역으로 가는 최단 코스로 3분 남짓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내딛는다. 18시 7분에 오는 지하철을 부랴부랴 타고 왕십리까지 12분 남짓 거리를 향한다.


18시 22분차를 타야한다. 덕소행이다. 중앙선이다. 

왕십리역에서 중앙선을 타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나름 팁이 있어도 플랫폼은 덥다.

나도 덥고, 내 앞뒤옆 다 덥다.

짜증이 부딪치면 서로 싸움이 날 수 있으니 더욱더 참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25분에서 30분을 지하철에 또 몸을 맡기면 집으로 향하는 개찰구를 맞이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출퇴근을 생각보다 많이 한다.

다들 나랑 비슷한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겠지.

고작 나는 6개월째지만...


체력은 고갈이고 바닥이라 많은 일을 꿈꾸지만, 정작 하는 일은 밥먹고 바로 눕는 일이다.

역류성 식도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다.


구매하고 뜯지도 않은 플스5 타이틀, 구매하고 뜯지도 않은 소니 이어폰, 끊임없이 나를 반기지만 내가 하는 유일한 행동은 유튜브를 누워서 보다가 잠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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