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면 족하다

by 홍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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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맺고 끊음이 아니다.

정리가 가장 중요하다.

정리또한 간단하다.


내가 거지같을때,

내가 가장 밑바닥일때,

내가 가장 낭떠러지일때,


연락이 되는 한 명이면 족하다.

어차피 뜬금없는 전화는 다 피할테고,

누군가는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상대방은 그 도움을 줄 이유가 없다.


불과 6년전, 밑바닥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간단하다.

경제활동이 없으니 수입은 없고,

그냥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뜬금없이 이사간 곳에서 첫직장에서 만난 사수이자 한 살 동생을 우연히 만났다.

나는 마주치는 순간 그 반가워 하는 그를 대놓고 피했다.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잘 지낸다고 차갑게 대하고는 그 자리를 피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나랑 이해관계도 없었고, 그냥 더없이 친했던 사이였는데

나는 그냥 내스스로 누군가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었다.

그렇게 마주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 날 이후 이동생과 세 번을 우연히 마주쳤다.

아무리 같은 동네라지만 너무 마주쳤다.

그냥 오랜만에 술자리를 했다.

그냥 술이 먹고 싶었다.

흑돼지에 한라산 소주를 마셔댔다.


그 날 이후로 내가 스타벅스에서 죽때리다가 오후 6시쯤 되면 어김없이 연락이 왔다.

일주일에 거의 세 번 이상은 연락을 한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도 배고프고 술도 먹고 싶으니까 만났다.


물론 고맙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반대의 상황이면 나라면 어땠을까?

그래. 병신같이 지내는 인간에게 한 두 번은 만나줄 수 있다.

그래 세번 까지는 가능하다.

그 이상은 힘들다.


인간은 본래 조건없는 만남은 없다.

그냥은 존재하지 않는다.

뜬금없이 연락하면 일단 받지도 않을 뿐더러,

보통 뜬금포는 거의 결혼이나 돈빌리는 얘기다.

아니면 전문적 자문.


이유없는 만남은 쉽지가 않다.

물론 뿜빠이거나 상대를 이용할 목적의 철저한 비지니스면 가능하다.

그냥은 없다.

그냥 만나기엔 그런 할 일없는 인간은 없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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