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말고 여행흔적 정도...
부다페스트에서 며칠 더 머무를 생각이었으나, 비오는 주말의 어느 날 민박집에서 다른 투숙객 대학생 친구들과 아침부터 쓸데없는 수다를 떨고 있는데 저 멀리 한국에서 카톡이 날라온다.
'오빠, 이제 그만 만나는게 좋겠어!'
무슨 말을 할까, 아주 잠시 동안만 고민을 하다가 나도 답장을 날려줬다.
'그래! 숙오해! 니가 한 말에 후회가 없기를...'
이별은 잔인할 정도로 깔끔하고 간결하며 단순하다.
그동안의 수많은 추억에 매달려봐야 이미 지난 일이고, 지나간 일이다.
현실은 그냥 누군가 한 쪽의 마음이 식었다면 다시 데워질 전자레인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상 끝이다. 다시 데워보려고 애써도 결국은 끝이다.
물론 나도 쿨한척했지만, 조금 혼란스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 마음은 결코 노력으로 붙잡을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아주 조금은 알고 있었으니까...
이별을 통보 받은 이 도시를 이제는 떠나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좋았던 기억만 가득했던 이 도시에서 이별까지 품기에는 내 그릇이 아주 조금 모자랐다.
급하게 최대한 멀리 떠나고 싶다. 물론 급하게 떠나려니 비행기는 비싸다. 그래도 멀리 벗어나야겠다.
민박집 누군가가 터키를 가보라고 추천한다.
터키? 계획에 없었는데 그 녀석 말로는 버스로 40시간 정도면 간다고한다. 웃어야 할 지 화를 내야 할 지 모르겠다. 물론 버스는 엄청 싸고 40시간도 가 볼 만하다.
육로로 여행하는 맛이 또 있으니까... 나는 그냥 당장 떠나고 싶었다. 바로 지금 당장.
그렇게 여행 중 가장 비싼 편도로 부다페스트에서 이스탄불로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지금 검색해보니 최저가 7만 원이면 갈 수 있는 여기를 난 40만 원 주고 끊었다. 그냥 돈이 그 때 만큼은 아깝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