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니던 일터를 때려친지 석 달 정확하게는 85일째다.
여행이 85일째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냥 잘 다녔으면 월급을 받았고, 무언가를 소비했을 것이고, 그냥 적당히 올해를 잘 보냈겠지.
내 인생과 상관없이.
그만두고나면 그냥 바깥은 차갑고 씁쓸하고 그냥 움직이는 것이 다 경비다.
좋아하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도 오천 원이 넘고, 서울만 가려고 해도 왕복 차비가 들고, 아무리 저렴한 점심을 먹겠다고 발버둥쳐도 쉽지가 않다.
몰라서 나열하는 것도 아니고, 몰라서 그만둔 것도 아니다.
알뜰살뜰 좀 돈을 모아놨다면 날 좋을때 여행이라도 가고, 여행이 아니더라도 지금 생활에 큰 타격은 없었겠지. 엄마말대로.
어차피 흥청망청이었을 것이다.
돈이 있으면 분명히 여행경비로 탕진을 하든, 전자제품을 뭐라도 쓰든, 그냥 그 무언가로 소비를 했을 것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필요는 없다.
다시 물을 구해야겠지.
불행중 다행은 그냥 아프지는 않다.
모르지 또 아픈데, 모르고 있는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