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도 서울, 엄마는 부산이지만 사실상 서울이고, 딱히 교통체증으로 설 연휴를 보내는 일은 최근에는 잘 없다.
모처럼 늦잠을 자고, 또 아점을 먹고, 일단 짐을 싸들고, 동네 스벅이 아닌 새로운 안 가본 스벅을 가보려 발버둥 치고 있었고, 운 좋게 생각보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그리고 교회 근처인 매장을 친누나에게 추천받았다.
스벅을 추천받을 이유가 있을까?
엄청 있다.
내가 거실이 넓다면 놓고 싶은 기다란 원목의자가 이곳에는 존재한다. 고개를 처박고 있다가 눈을 뜨면 압구정역 근처가 통창으로 보인다.
별다방에서 주문하지 못한 아아메 벤티를 야심 차게 주문을 하고 혹시 허기질까 오리온도 롯데도 아닌 크라운 초코파이를 두 개나 챙겼지만 막상 당기지는 않는다.
명절은 설 연휴는 이미 시작이지만, 여기 매장은 혼자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층고가 높아서일까? 다른 이들의 대화 소리도 상쇄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얼레벌레 또 배캠이 시작되는 6시 16분 전이다.
후드티를 간만에 벗어서일까? 자꾸 모자 부분이 허전하다.
명절에도 스벅 입장은 유효하고 간절하다.
딱히 제사를 지내지도 않고, 딱히 명절 음식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그저 스벅에만 유난히 유일하게 집착 중이다.
문득 불현듯 파이란의 장백지 대사가 떠오른다.
친절합니다. 모두가 친절합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가장 친절합니다.
나와 커피 해주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