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며

그냥, 내 생각인데요

by 물결

솔직히 답답했다.

그럴만한 분위기가 아니었어. 그런 얘기를 꺼낼 타이밍이 아니었어.

그는 그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건, 분위기를 기다린 게 아니라 숨은 거였다.


그럴만한 분위기가 있을까? 늘 내가 원하는 분위기, 완벽한 타이밍이 올까?

물론 상황상 여의치 않은 경우는 분명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본인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건 결국 본인이 만드는 거다.


분위기가 영 아니라고 하면 운이라도 띄워놔야 한다. 그때가 아니면, 내 의사를 표현할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걸 명심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완벽한 타이밍'이란 뭔가?

모두가 조용히 나만 쳐다보는 회의실?

아니.

그 상황이면 모두가 나만 보고있어 부담스러웠다며 결국은 또 말하지 못할 분위기로 치부할 거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아니.

그때는 또 그 사람 의견에 내가 말을 얹기가 어려워, 실례인 것 같다며 내가 말할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할 거다.


결국은 그런거다. 내가 말하고 싶지 않고 내키지 않는 마음을, 분위기와 상황 탓으로 돌리는 거다. 회피하는 거다.


분위기를 기다린다는 건, 사실 나 자신을 준비하는 척하는 일이다. 하염없이 길어지는 준비 속에서, 내 의견은 또 어딘가로 숨어버린다.

아무도 나 대신 타이밍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출발선에서 발을 내딛는 건, 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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