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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가좋아서 Feb 20. 2019

와인 보관, 와인은 우리 생각보다 강하다

맷크레이머가 알려준는 와인 보관의 진실

와인 전문가 맷크레이머는 이런 말을 했다 "수많은 맹신적 관습이 다 그렇듯이 주장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시대는 변해가고 기술은 더 발전해 가는데 와인 보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미신이 떠돌고 있다. 한번쯤 누군가 속시원히 와인 보관에 대한 허와 실을 낱낱이 파헤쳐 주었으면 했는데, 때마침 맷크레이머의 '와인력'이란 책을 만났다. 그가 알려주는 와인 보관에 대하여 정리해 본다.




와인과 습도

 - 와인을 나무통에 저장하는 경우와 밀폐된 유리병에 저장하는 것은 다르다.
 - 가정용 저장고의 필수조건에 대한 기존의 상식이 대부분 나무통에 와인을 저장하는 상식을 적용한 것.
 - 이상적인 저장고는 습도가 꽤 높아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습도를 정확히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믿을 만한 조언이 굳이 없어도 좋은 저장고는 습도 70% 정도의 환경이라고 하는 기존의 상식만 알아도 충분.
 - 유리와 달리 나무통은 투과성이 있기 때문에 습도를 잘 맞춰야 한다. 통널을 단단하게 하고 나무통의 습한 상태를 유지하여 궁긍적으로는 나무의 기공을 통해 내용물이 증발하는 양을 감소 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
 - 가정용 저장고라면 반드시 습도가 높아야 한다는 법칙은 과거의 유산일 뿐이고, 적어도 다른 저장 환경에서는 맞지 않는 법칙이다.
 - 와인을 병입하고 나면 수분이나 습기를 함유한 공기가 투과하지 못하므로 저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와인과 코르크 마개

- 와인병을 코르크로 막으면 밀폐 효과가 있어 공기 중의 수분은 코르크 최상단 부분에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 최상단 부분을 통과해 와인 자체에는 영향을 못미친다.
 - 눕혀서 보관한 오래된 와인들과 세워서 보관한 와인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 오래된 와인은 증발하는데 공기는 유입되지 않을까에 대한 답은 와인은 70~8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실된 것은 수분이다. 산소 분자는 물 분자 크기의 두 배에 달하므로 수분은 빠져나갈 수 있어도 공기는 유입되지 않는다.
 - 영국의 롱 애슈턴 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소 2년간 눕혀서 저장한 것과 세워서 저장한 것을 비교 분석한 실험에서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 알코올 역시 물 분자의 두 배에 달하므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와인과 진동 그리고 이동

 - 진동하는 것과 이동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 진동이 와인에 다소 피로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그럴 듯하게 들린다.
 - 싱글턴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에서 적어도 공동현상(빠른 속도로 물속을 운동하는 물체의 표면에 수증기가 생기며 포화 증기로 가득 찬 빈 구멍이 생기는 현상)에 이르기 전까지는 진동 작용만으로 와인에 어떤 영향도 못미친다. 공동현상을 일으킬 만큼 센 진동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다.
 - 진동이 강하다면 와인의 침전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싱글턴 박사에 따르면 침전물이 흩어지게 만든다는 것. 그렇게되면 와인의 청명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이로써 와인 맛도 나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을 제외하고는 진동이 와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 이동의 악영향은 이동하는 것 자체보다 움직이는 동안 형성될 수 있는 불리한 환경이 훨씬 더 중요하다. 불가피하게 온도 변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와인과 온도, 열

 - 저장고가 좋은 이유는 자연적으로 와인에 최적의 환경인 서늘하고 일정한 기온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 와인 숙성은 기본적으로 화학반응이고 열은 화학반응을 가속하는 것이다. 열은 와인 분자들의 활동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 와인에 열을 가할 경우 과일 맛과 포도의 풍미를 잃어버리는 대신 부케와 숙성된 특징을 얻는다.
 - 와인이 영하 2.8도 정도 되는 어는점에 이르기 전까지의 추위가 와인의 변화 과정에 유해한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 추위는 화학반응 속도를 늦추기만 할 뿐이다.
 - 스웨덴의 화학자 아레니우스는 평균 10도 증가할 때 화학반응이 평균적으로 두 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 자연적으로 12.8도 정도를 유지하는 유럽의 저장고는 자연스럽게 저장의 황금비가 되었다. 와인은 이 온도에서 너무 빠르게 숙성되지도 않았고, 품질이 빠르게 떨어지지도 않았다. 병 속에서 상당한 부케가 형성되면서도 과일 맛은 아주 천천히 손실되었다.
 - 12.8도도 결국은 임의의 온도이다. 가장 이상적인 온도를 설정하기는 어려운데, 모든 와인이 온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 와인에 해를 끼치는 것은 온도 변화의 빈도가 잦은 것이 아니라 고온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은 것이다. 최고 온도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노출되느냐가 핵심이다.
 - 산도가 높거나 타닌이 많은 와인은 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덜하다.
 - 롱 애슈턴 연구소에서 아주 높은 온도, 27도와 35도에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6주 동안 노출한 뒤 그 영향을 알아보는 시험을 했는데 실험 결과 고온에 노출된 와인의 경우 맛의 차이는 미미했으며, 다만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보다 차이가 좀더 컸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변화는 산화와 관련된 거뿐이었다. (색상 변화)
 - 싱글턴 박사는 와인을 높은 온도에 두는 실험을 하고 '와인은 스스로 품질을 어느 정도는 회복했다. 비록 과일 맛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숙성도의 균형이 뚜렷하게 잡혔으며 마시기 좋은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와인과 

 - 와인에 관한 빛은 인간의 시력으로 감지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범위에 미친다.
 - 햇빛이 와인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하다. 강한 햇빛을 받은 와인은 산화한다. 자외선의 스펙트럼 끝부분이 특히 해로운데, 산소가 여기서 나오는 파장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 1941년 실시한 실험에서는 투명한 유리병에 와인을 완전히 채우고 2개월 동안 햇빛에 노출했는데 뚜렷한 벼노하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병 속에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었거나 와인을 완전히 채운 상태로 실험기간이 2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에는 햇빛이 와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드러났다.
 - 갈색병은 녹색병보다 와인 보관에 훨씬 유리하다. 갈색 톤이 짙을수록 효과는 탁월하다.
 - 와인을 인공 조명에 매우 가까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노출시키지만 않는다면 와인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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