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 이제 건강도 읽는다

책임감 있는 AI 의료 동반자로서의 발걸음 by 정작가

Aug 13. 2025

2025년 8월 7일 GPT-5 출시와 함께, Chat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 7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매주 ChatGPT를 사용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I'll Google it" 대신 "I'll ChatGPT it"이라는 표현도 등장하면서, AI는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일상의 필수 동반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막대한 영향력에는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OpenAI는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은 더욱 커진다"며, "우리는 AI와 감정적 관계를 맺는 세대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건강과 정신건강 분야에서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취약한 사용자에게 해를 끼칠 위험성을 인식한 OpenAI는, GPT-5를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닌 '책임감 있는 건강 동반자'로 진화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30개국 90명 이상의 의사와 협력하여 의료 대화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신건강·청소년 발달·HCI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 그룹을 운영하며, 5천 시간 이상의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기술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일입니다.

정신건강 감지: AI가 마음을 살피기 시작하다

GPT-5 출시 직전, OpenAI는 ChatGPT에 정신적·감정적 고통 감지 기능을 강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용자의 대화에서 우울감, 불안, 위기 징후 등을 포착하고, "망상이나 정서적 의존성의 징후를 더 잘 감지하여, 필요한 경우 증거 기반 리소스로 연결"하도록 개선한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AI가 사용자 체류 시간을 줄이려 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션 중에는 '잠깐 쉬는 게 어떨까요?'와 같은 부드러운 알림을 제공"하며, 중요한 개인적 결정에 대해서는 "답을 주기보다는 사용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질문하거나 장단점을 고려하게 돕는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ChatGPT Wellness Check : 장시간 사용 시 휴식시간을 제안 (출처: OpenAI)

암 환자 사례: 생명을 구하는 대화

GPT-5 발표에서 소개된 실제 사례는 AI의 의료 분야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한 암 환자는 복잡한 생검(biopsy) 결과를 GPT-4로 이해했고, 의료진 간 의견이 갈리는 방사선 치료 결정에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GPT-5 사용 후에는 "더 빠르고 정교하며 미묘한 응답"을 받는다고 평가했습니다.

'Carolina'라는 사용자는 일주일 만에 세 종류의 암 진단을 받은 상황에서 GPT를 활용해 복잡한 검사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의사 상담 전 상황을 이해하고, 의료진과의 대화를 위한 질문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GPT-5 발표 중 암환자 사례 (출처: OpenAI)

GPT-4에서 GPT-5로: 건강 분야의 개선

성능 지표의 혁신적 개선

GPT-5는 건강 분야에서 새로운 최고 성능을 달성했습니다. HealthBench Hard에서 46.2%의 성과를 보이며 이전 모델들을 크게 앞섰습니다. 또한 환각(hallucination) 비율이 대폭 낮아져 부정확한 의료 정보 제공 위험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대화 방식의 질적 변화

이전 모델과 GPT-5의 차이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섭니다.

예를 들어, "최근 숨이 자주 차고 가슴이 뻐근하다"는 증상에 대해:

이전 모델의 답변: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 심장질환, 폐질환, 스트레스 등.
정확한 진단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하며, 증상이 심하다면 응급실을 방문하세요.

GPT-5의 답변:

말씀하신 증상(가슴 뻐근함 + 숨참)은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심혈관 질환(협심증, 심근경색)이나 폐색전증 등과 관련될 수 있어 즉시 응급실 방문을 권합니다.
추가로, 다음을 알려주시면 더 정확한 위험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 통증이 시작된 시각과 지속 시간
- 통증이 운동·휴식 중 언제 심해지는지
- 발열, 땀, 구토, 어지럼증 동반 여부
- 기저질환(고혈압·당뇨·고지혈증) 여부
- 현재 복용 중인 약물
� 지금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119로 연락하세요.

GPT-5는 잠재적 위험을 즉시 인지하고 행동 지침을 우선 제시하며, 추가 질문으로 진단 단서를 확보하고, 사용자 맞춤형·적극적 대응을 보여줍니다.

건강 상담을 위한 실생활 활용 프롬프트 예시

GPT-5의 향상된 능력을 활용하려면 다음과 같이 구조화된 질문이 필요합니다.

✅ 증상 중심 질문

저는 [나이]세 [성별]입니다.
[증상]이 [시점/빈도]에 나타나며, [악화 요인/동반 증상]이 있습니다.
기저질환은 [질환/약물]이고, 거주지는 [지역]입니다.
가능한 원인, 위험 수준, 즉시 조치와 병원 방문 시 질문을 알려주세요.

✅ 검사·치료 이해

[검사명/치료법]을 권유받았습니다.
검사 목적, 절차, 장단점, 대체 방법과 제 [연령/상태]에서 필요한 이유, 의사 질문 목록을 알려주세요.

✅ 생활습관 개선

[목표]를 위한 조언이 필요합니다.
현재 [수치/습관] 상태이며, 맞춤형 식단·운동·생활습관과 추적할 건강 지표를 알려주세요.

필자의 경험: 금요일 오후 편두통의 비밀

필자는 몇 년간 이상한 패턴의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평일에는 괜찮다가 금요일 오후만 되면 어김없이 편두통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주말 수면 패턴 변화나 카페인 섭취 변화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GPT-5에 구체적으로 질문한 후 답을 찾았습니다.

이는 긴장 이완 두통(Let-down Headache)이라는 의학적으로 확인된 패턴이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감소할 때 이후 6-18시간 내 편두통 발생률이 1.5-1.9배 증가합니다. 평일 동안 상승한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금요일 오후 급격히 떨어지면서 신체의 통증 역치가 낮아져 두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GPT-5가 제안한 금요일 오후 완충 프로토콜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퇴근 후 갑작스러운 완전 휴식 대신 가벼운 산책
업무 중에도 1-2시간마다 짧은 스트레칭
금요일 오후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가벼운 간식

이는 GPT-5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개인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경험이었습니다.

마치며: AI 건강 동반자 시대의 책임감

GPT-5가 열어가는 AI 건강 시대는 기술적 혁신보다 사회적 책임감에서 출발합니다. 7억 명이라는 막대한 사용자 기반을 가진 AI가 정신건강 감지, 의료진과의 소통 준비,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까지 돕는 것은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닙니다.

이는 기술 기업이 사용자의 웰빙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인식하고, 30개국 의료진과의 협력, 전문가 자문단 구성, 수천 시간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해 구현한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의료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더 나은 의료 참여자가 되도록 돕는 역할이라는 점입니다. GPT-5는 우리가 자신의 건강을 더 잘 이해하고, 의료진과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임감 있는 건강 동반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