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o로 이해하는 AI 음악 생성의 구조 - 정작가
처음 Suno AI와 같은 AI 작곡을 접하면,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곡이 완성되는 경험 자체가 꽤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용해 보면, 결과가 예상보다 비슷하게 느껴지거나 내가 의도한 방향과 조금씩 어긋난다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는 AI 작곡이 반복적으로 유사한 결과를 생성하는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프롬프트 기법보다 먼저, AI가 음악을 해석하고 소리를 구성하는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AI 스럽지 않은 곡을 생성하거나 실제 음악 창작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AI 음악 생성은 복잡해 보이지만, 조금만 나누어 보면 비교적 단순한 구조 위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 역할입니다.
하나는 텍스트를 해석하는 언어 모델(LLM)
다른 하나는 실제 소리를 만들어내는 디퓨전 모델(Diffusion)
이 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면, AI 음악 결과가 왜 그렇게 들리는지도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우리가 입력하는 프롬프트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AI는 이 문장을 사람처럼 읽고 맥락을 이해하지 않습니다.
LLM이 하는 일은 조금 다릅니다. 문장을 감상하거나 해석하는 대신,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악적 단서들을 잘게 쪼개어 조건으로 정리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프롬프트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Warm indie pop track with soft vocals and a relaxed mood
이 문장은 AI에게 하나의 문장이 아니라, 여러 개의 신호로 전달됩니다.
장르에 대한 힌트: indie pop
분위기에 대한 힌트: warm, relaxed
보컬 성격에 대한 힌트: soft vocals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단어들이 서로 설명하거나 보완하는 관계가 아니라 각각 독립적인 조건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AI는 이 문장을 ‘이해’하기보다, 여러 개의 확률 버튼을 동시에 누르는 것에 가깝습니다.
LLM이 정리한 조건들은 다음 단계인 Diffusion 모델로 전달됩니다.
Diffusion 모델은 “이런 조건이 주어졌을 때, 학습 데이터에서 가장 자주 등장했던 소리는 무엇이었을까?”를 기준으로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거의 노이즈에 가까운 상태에서 시작해, 조건에 맞는 방향으로 조금씩 형태를 잡아갑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점점 ‘그럴듯한 음악’에 가까워집니다.
즉, AI는 어떤 정답의 곡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가장 평균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결과를 향해 수렴합니다.
그래서 AI 음악은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동시에 비슷해지기 쉬운 특성을 가집니다.
이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Suno를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몇 가지 오해가 정리됩니다.
Suno는 사람처럼 지시를 이해하거나, 의도를 추론해 가며 작곡하지 않습니다.
대신 Suno는 텍스트를 확률 기반의 스타일 묶음(style mesh)으로 바꾸고, 학습 데이터에서 자주 함께 등장했던 음악 요소들을 자동으로 조합합니다.
그래서 Suno의 결과는 “지시를 잘 따랐다 / 안 따랐다”라기보다, 어떤 조건이 더 강하게 작동했는가로 설명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사용자가 비슷한 착각을 합니다. 더 예쁘게 쓰고, 더 자세히 설명하면 AI가 의도를 더 잘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Suno에서는 문장의 완성도보다 조건의 구조가 훨씬 중요합니다.
모든 단어는 통계적인 Weight를 가지고 있고
좀더 대중적인 키워드는 기본값처럼 작동하며
모호한 표현은 결과를 빠르게 평균값으로 수렴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특정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결과물이 비슷하게 들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프롬프트는 글쓰기라기보다, 어떤 범위의 결과를 허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설계 작업에 가깝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AI 작곡이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작곡 프롬프트를 요령으로 다루기보다, Suno가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해석하고 만들어내는지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AI를 단순한 음악 생성 도구가 아니라 창작 프로세스의 일부로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반복적인 결과를 넘어 더 신선한 사운드를 만들고 싶은 분들께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도록 AI 작곡에 대해 탐구해 나갈 예정입니다.
AI 음악 생성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어지는 글도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