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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작가sun Feb 19. 2021

당신은 부캐가 있나요?

부캐가  "활성화" 되는 순간.

부캐는 본래 게임에서 널리 사용되던 용어로,
부캐릭터의 준말이다.

요즘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 부캐가 한창 유행이다. '부캐'란 남에게 보이는 '나' 자신 이외에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지칭한다.


누구나 하나쯤 부캐를 갖고 있지 않을까.. 나의 본캐는 10년 차 작가이자, 현재는 두 아들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엄마표로 키우고 있는 현재의 나이다.


부캐는 부부에 관한 것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남편에게만은 철저하게 여자이고 싶은, 관계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나의 모습이다.


여자는 죽는 순간까지 여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여자여야 한다는 것의 정의는 조신하거나 연약하다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본질적인 ''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아내이기 전에, 엄마이기 전에, 본래 내가 가진 여성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의 부캐는 남편과 함께 있을 때 최고로 [활성화]된다.


연애 10년, 결혼 10년 동안 나는 남편 앞에서 대놓고 방귀를 뀌어본 적이 없다. (물론 방귀가 수시로 나오는 체질은 아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연애시절 남편도 방귀를 트지 않았으며, 지금도 뻔뻔스럽게 빵빵! 끼지는 않는다.


주중에 집에서 떡진 머리로 있을지언정, 나갈 때만은 최고로 기분을 낸다. 빨간 립스틱을 바른다거나, 아주 밝게 염색을 한다거나, 어깨가 한껏 드러나는 옷을 입는다거나 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여자임을 나타낸다.(천박은 아니니 오해 마시길)


이는 나의 자기만족인 동시에 남편에게 보내는 무언의 속삭임이다.

'나 아직 안 죽었어. 알지??'


그리고 본래 부부심리, 부부관계에 관심이 많은 나의 부캐가 발동하며, 즐거운 부부 성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20년의 세월 동안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철저하게 서로의 '성'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살아온 우리. 한 번도 아내와 남편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깍아내리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가족끼리 왜 이래(스킨십)'

'내가 미쳤지. 왜 너랑 결혼을..

그만 좀 먹어. 돼지냐.


이런 류의 대화는 우리 부부에게는 굉장히 낯선 풍경이다.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부부 관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 나누고 관심을 가지며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여자'임을 나타내며 살아가고 싶은, 나의 부캐 본능 덕에 여전히 남자 여자로 20년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평생을  한 배우자와 살아가는데, 엄마 아빠로서만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지리하고 무덤덤한 삶인가..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부캐 본능을 한껏 고취시키며 살아가고 있다.


철저히 '나'스럽게 살아가기!! 내가 좋아하고 열광하는 것으로 점철된 삶이야말로 본캐를 넘어서는 나의 또 다른 부캐가 아닐는지..! 그대도 부캐가 있다면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즐기며 살기를, 부디 인생이 즐겁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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