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뒤에 검사할 테니 5시간 미만으로 줄여 보자” 고 했어요. 민원이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11시간임을 알고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지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스마트폰 과의존을 교육하면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했는데 개학 첫날 “왜 기존처럼 하지 않느냐”라고 민원을 낸 학부모의 자녀가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11시간으로 나온 것이다. 그 학생을 지도하면서 또 받게 될 학부모의 민원이 신경 쓰였지만 교사로서 할 일은 해야 하기에 지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담임에게 보내는 알림장에 "선생님의 교육 방식과 지도에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와 "한 해 동안 저희 아이 잘 부탁드립니다 “는 등 다른 학부모님들의 글을 받은 것이다.
신뢰하고 있다! 와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믿음!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한 담임인 딸이 받은 최고의 격려이자 응원이다.
'신뢰'라는 단어에 머물게 된다.
믿고 의지하는 것, 나는 누굴 신뢰하고 누구에게 신뢰를 받고 있을까?
가족이 제일 먼저 떠오르면서 오늘 상담했던 과정평가형 수업을 성실히 받고 있는 방탄님과 나눴던 말이 생각났다.
"저 오늘 시험 98점 맞았어요" 라며 자랑으로 시작된 상담,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 훈련을 나이 많은 분들 틈에서 꿋꿋이 버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가족이요~, 엄마 아빠가 많이 좋아해요, 누나도 응원해주고 있어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방탄님은 어려워도 해나가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익히고 배우면서 어려운 게 아니고 낯선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아 가며,
꾸준한 노력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자신을 신뢰하게 된 것이다.
방탄님의 자기 신뢰는 먼저 믿어주고 응원해 준 가족에게서 시작되어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 노력하다 보니 결과가 쌓이며 자기 신뢰가 생긴 것이다.
결국 자기 신뢰는 '결과에 대한 믿음이 아닌 그냥 먼저 믿어주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냥 먼저 믿어주는 것!
남이 아닌 나를 그냥 먼저 믿어 주는 것!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잘 해낼 것이라고 그냥 믿는 것!
내가 꿈꾸고 희망하는 것도 될 것이라고 결과를 믿는 것!
그것이 자기 신뢰의 시작인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자기 신뢰는 책임지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자기가 선택한 것들에 대한 책임, 책임지기 위해 내가 실천한 행동,
다른 사람은 모를 수 있지만 나는 알고 있는 내 행동, 그렇게 결과를 믿으며 행동으로 결과를 입증해 가는 것이다.
그게 바로 소신인 것이다.
소신을 가지고 내 삶을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으로 주체성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믿으며, 믿어주며 소신 있게 살아보련다!
저리 살아지지 않는 절대공간의 압력과
이리 살라 자극하는 상대공간의 장력과
여기 나를 바라보는 심연 속의 중력과
저기 결코 저항하지 못하는 의미의 위력으로
저리 생긴 사람은 저리 살라하고
이리 생긴 나는 이리 살아야겠다.
이것이 소신(所信)이다.
소신의 도착지는 소망(所望)이요,
소망이 가는 길은 소명(召命)이니
소명을 부여잡고 소연(所緣)하게
그리 한번 살아봐야겠다... (주 1)
주 1) 감정이 각도를 잃으면 정신은 온도를 잃는다, 김주원, 건율원, 2025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