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애들하고 전쟁이에요"
동료의 한숨섞인 말을 들으며 내가 아이들을 키웠던 과거를 돌아본다.
나는 평화로웠던 것 같은데..... 허세다!!
아들은 행동이 늦었다.
성격이 급했던 나는 "빨리 해, 얼른!"이라고 다그치며 "셋 셀 동안 안 하면 혼난다"라고 소리치곤 했다. 그러면 혼나기 싫은 아들은 "하나, 둘" 소리에 움직였다.
내 속도에 아들을 맞추는 가장 편한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행동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없이 명령하고 "하나, 둘" 부터 바로 세기 시작했다. 아들을 엄마 명령에, 하나둘에 겁을 먹고 따르는 바보로 만들고 있던 것이다.
'빨리'와 '하나둘' 숫자 세기를 끊어야 했다.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켜 아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급하지 않은 척 허세를 부리며 아랫입술을 꾹 다물고 아들이 행동할 때까지 기다렸다.
허세는 내 조급함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용기'이고, 느린 아들의 미래를 저축하는 '인내의 시간' 인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그리고 겨울에 일을 시작했다.
'내가 일을 안 했으면 따뜻한 방에서 푹 잤을 텐데'라는 생각에 아침에 깨우는게 늘 미안했다. 그래서 "빨리 일어나" 란 말로 다그치지 못했다.
아이들이 불쾌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아침 기상 방법은 '쭉쭉이'
특히 아들에게 동생이 생기면서 스킨십을 많이 못해줬다는 아쉬움도 있기에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해 보자고 결정한 것이다.
" 아들, 잘 잤어? 이제 일어날 시간이네~" 아침 인사와 함께 "쭉쭉쭉쭉~' 하며 두 다리를 꾹꾹꾹 힘주어 주물렀다. 그러면 아들은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쭉쭉 피며 잠이 깼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그럼 나는 몸과 팔을 주물러 주기 시작하고, 아들은 몸을 길게 스트레칭하듯 힘을 주며 기상 시간임을 인지한다. 그리고 자신의 속도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난 바쁘거나 급하지 않은 척 허세를 부리며 아들을 기다렸다.
느린 아들을 다그치지 않고, 아들이 자신의 속도로 아침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내게 필요한 건 시간적 여유였다. 시간에 쫓기게 되면 " 빨리, 빨리"를 계속 외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빨리 일어났다. '빨리'를 아들이 아닌 내 삶에 적용한 것이다
일찍 일어나 필요한 출근 준비를 다 끝냈기에 아들이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을 도우며 여유 있게 기다려줄 수 있었다
아들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깨어 분주히 움직였기에, 아들 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한가로운 사람처럼 허세를 부릴 수 있던 것이다.
아들은 내가 깔아놓은 허세 위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은 채 자신만의 속도로 당당히 행동한 것이다.
그렇게 매일 아침을 주도적으로 살아낸 아들은 생각이 깊은 어른, 보채지 않고 남을 기다려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조급함을 참아내고, 내가 원하는 행동이 나올 때까지 여유라는 허세를 부릴 수 있었던 건 조금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미래를 저축할 수 있는 허세는 준비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부모의 도움은 아이의 자존심을 망가뜨린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자주적 사고 습관을 길러 줄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주 1)
부모는 명령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행동하고 책임지도록 기다려 줄수 있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
주 1)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 나폴레온 힐, 흐름출판, 2025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