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보는 힘

by 버들s

스케줄이 꽉 찼는데 급하게 작성해야 할 보고서가 생겼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도 야근에 주말까지 시간을 내야 할 정도로 일이 몰린 상태다.

일에 쫓기니 마음이 급해져 생각도 정리가 안된다

AI를 열고 프롬프트를 입력한다.

역시, 내 생각을 나보다 더 잘 표현하고 전문 용어를 사용해 완벽하게 작성해 준다.

보고서는 만들어졌다. 결과는 이룬 셈이다.

하지만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


멋들어진 글솜씨, 눈속임에 속지말고 사실이 맞는지, 내가 쓰고자 하는 목적과 방향성을 생각하며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하고 싶은 말, 말하고자 하는 핵심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내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글의 본질을 찾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쁜 포장지에 싸인 알맹이,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과 지식이 필요하다.


독서를 통해 안목과 지식을 쌓아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생각이 단단해진 내가 주체가 될 때 AI는 도구로서 잘 활용될 것이다.




새벽에 또 글썼어?라는 남편의 물음에 "쓰고, 지우고, 쓰고, 고치고 있지요"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이해가 안 가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AI 한테 써달라고 해, 너보다 나을걸?"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AI에 의존하다 보면 서서히 내 존재를 잃어가게 된다. 그래서 안된다.

글만은 내가 써야 한다.

예쁘게 잘 써진 글이 아닌 내 삶을 통과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내 삶의 본질을 담고 정신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글 쓰는 과정을 고집스럽게 지속해야 한다.


AI가 무섭게 성장하는 시기에 글쓰기를 알게 되고, 작가님들과 함께 하며 나를 지키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구체적인 과제를 수행할 특정한 일과 사명이 있다.

이 점에 있어서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의 삶 역시 반복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에게 부과된 임무는 거기에 부가돼 찾아오는 특정한 기회만큼이나 유일한 것이다.


삶에서 마주치는 각각의 상황이 한 인간에게는 도전이며, 그것이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한다.(...)


인간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그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짐으로써'만 삶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주 1)


나에게 온 삶을 책임지기 위해 나는 내 생각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내 행동에서 생각을 찾아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

생각을 찾아내어 바른 생각인지, 함몰된 곳은 없는지, 병들어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건강한 생각을 가져야 바르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르게 사는 어른이 되기 위해 생각을 찾아내고 확인하는 과정이 내게는 독서와 글쓰기인 것이다.




주 1)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25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