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내가 찾아간 것이 아니었다. 그가 그들이 세상이 내게로 왔다. 불쑥 나타나, 툭 닿더니, 스며들었다. 인연, 사랑, 우주, 운명 혹은 신이라 부를만한 것들은 언제고 그랬다. 어쩐지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호기심이었을까. 외로움이었을까. 아니면 갈증이었나. 이성을 운전석에서 끌어내 뒷자리로 밀어내고 내 삶의 운전대를 잡은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주저 않고 나를 맡겼다. 침묵을 들었다. 미소를 보았다. 그렇게 내게로 왔다. 빛나는 그가 그들이 세상이 내게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