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그리고 한 곡

예술가의 커

by 레몬푸딩

베를리오즈에게 커피는
향기로운 휴식이 아니라
불을 더 지피는 액체였을지도 모른다.

그는 조용히 사색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감정이 시작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었다.

한 배우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그 집착을
환상 교향곡 으로 써버린 사람.

그에게 밤은 길었고
생각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커피 한 잔은
피로를 달래기보다
상상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짙은 향,
빠르게 뛰는 맥박,
악상은 점점 과장되고,
관현악은 점점 거대해진다.

베를리오즈의 음악처럼.
그는 균형보다 폭발을 택했고
절제보다 환상을 택했다.

그래서 베를리오즈에게 커피는
고요를 위한 음료가 아니라
환상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연료였을 것이다.

그의 머릿속 오케스트라는
아마도
늘 과열된 채로 울리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