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와 다르게 바람둥이였던 드뷔시

예술가의 이야기

by 레몬푸딩

클로드 드뷔시는 20세기 음악의 흐름을 바꾼 혁신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대개 몽환적이고 섬세하며, 순수한 색채의 음악이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그의 사생활은 그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드뷔시는 생애 동안 여러 차례 연애와 동거를 반복했고, 결혼과 이혼의 굴곡도 겪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오히려 그 관계에서 물러나 또 다른 사랑으로 옮겨 가는 일이 잦았다고 전해진다. 이혼 과정에서 위자료 문제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그의 연애사는 동시대 사람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현실의 복잡함은 그의 음악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드뷔시의 작품은 대체로 몽환적이고 투명하며, 전형적인 프랑스 인상주의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음악과 삶의 결이 이토록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그의 인물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 대비가 특히 자주 언급되는 작품이 바로 바다다.
이 곡은 드뷔시가 사생활의 큰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기 그의 연인이었던 인물은 엠마 바르다크였다.
엠마는 유부녀였고, 드뷔시와는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관계였다. 재정적으로 매우 부유했던 그녀와 드뷔시는 결국 각자의 가정을 정리한 뒤 결혼에 이르렀지만, 이 과정에서 드뷔시는 친구들과 음악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의 음악은 개인적 스캔들의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의 폭발 대신, 끊임없이 변화하는 수면과 빛, 거리를 둔 관조가 전면에 나선다. 이는 드뷔시가 자신의 삶과 음악을 철저히 분리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